KAIST는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DNA 활성화를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수은, 은 등의 금속 이온을 스위치로 사용해 DNA 압타머를 조절한다. DNA 압타머와 결합돼 있는 핵산중합효소를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케미컬 커뮤니케이션(Chemical communications)` 4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핵산과 금속이온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효소 활성을 조절하는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금속이온에 의해 반응이 진행되고 나면 다시 반응을 되돌릴 수 없어 가역적으로 시스템을 구현해야 하는 분자스위치, 논리게이트 등에 사용이 어렵다.
핵산중합효소는 핵산의 복제를 돕는 효소로 DNA 압타머 내부에 갇혀 있기 때문에 기존 상태로는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 따라서 특정 외부적 자극을 통해 DNA 압타머를 조절해 핵산중합효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DNA 압타머, 핵산중합효소가 특정 금속에 반응하도록 염기서열을 조작했다. 수은 및 은 등의 금속이온을 도입해 핵산중합효소와 DNA 결합을 느슨하게 함으로써 활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금속이온에 의해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분자 수준의 스위치를 개발했다. 기존 기술의 한계였던 비가역성 문제를 해결해 활성화된 압타머를 원상태로 복구시킬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DNA기반의 분자회로 및 신호전달체계의 원천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현규 교수는“중합효소 외에 다양한 효소 활성의 가역적 조절에 응용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분자 스위치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