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기준 개선을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추진한다. 대기업집단 기준이 바뀌면 중견기업, 중소기업 정의가 달라지고 관련 정책·예산에 큰 변화가 생기는 만큼 경제·산업 부처가 대거 TF에 합류할 전망이다.
8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기준 개선을 위해 관련 부처간 TF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집단 기준 적용 규제로 지적된 60여개 법의 소관 부처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대기업집단 기준 개선이 각 부처 정책과 관련된 만큼 TF가 됐든 협의체가 됐든 구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부처 협력이 필요한 것은 대기업집단 기준 개선이 단순히 `대기업 규제 완화`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 기준을 바꾸면 중견기업, 중소기업 정의도 다시 써야 한다. 예컨대 이번 작업으로 일부 대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으로 바뀌면 당장 정부 예산 운용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범부처 TF에 참여해야 할 부처로 공정위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업계가 대기업 규제로 지적한 법 소관 부처는 미래창조과학부, 인사혁신처,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있다.
공정위는 범부처 TF 구성과 더불어 업계 의견 수렴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대기업집단 기준 개선이 아직 업계 전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없어서다.
공정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 확대 등을 고려하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기준 상향조정 필요성은 분명히 있지만 문제는 대기업집단 기준을 원용하는 다른 법”이라며 “일부 기업 지적이 업계 전체 입장이라고 볼 수는 없는 만큼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마무리는 연말에야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업계 의견 수렴과 부처 간 합의점 도출에 적지 않은 시간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개정할 법이 많아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특혜`로도 보일 수 있는 대기업집단 기준 개선을 두고 여소야대 20대 국회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도 미지수다.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적지 않은 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결국 20대 국회에서 결론을 낼 수밖에 없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