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AI) 바둑 시스템 `돌바람`이 구글 알파고에 이어 인간과 대결한다. 바둑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인 유창혁 프로기사 9단이 심판으로 나선다. 바둑 대국은 정보통신기술(ICT) 기관·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펼쳐진다.
오는 15일 `ICT 바둑대회`가 전자신문이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기원, 대한바둑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NHN엔터테인먼트, 동양네트웍스 타이젬이 후원하는 가운데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대회에는 돌바람을 비롯해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화진흥원, 삼성SDS 등 16개 팀이 출전한다.
돌바람은 세계 수준인 국내 바둑기술과 ICT를 접목해 만든 AI 바둑 시스템이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하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 목적으로 확률 시스템이 활용된다. 딥러닝도 적용했다. 개발은 2013년에 완료됐다.
당시 AI 바둑은 프랑스, 일본 등 외국이 주도했다. 돌바람을 개발한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는 “높은 수준의 바둑과 정보기술(IT)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AI 바둑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뺏길 수 없다는 생각에 돌바람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돌바람은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컴퓨터바둑대회 UEC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벌어진 전성전에서 조치훈 프로기사 9단에게 4점차로 승리했다. 전성전은 컴퓨터와 사람이 치르는 공식 기전이다. 11월에는 베이징 제1회 미림합배 세계컴퓨터바둑토너먼트에 출전, 우승했다. 이 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프랑스 등 9개 팀이 출전했다.
돌바람은 미래부 팀원으로 출전한다. 스위스리그 진행 방식에 따라 사람과 네 번 경기를 치른다. 프로5단 수준이다.
미래부 바둑선수단장 서석진 SW정책관은 “돌바람이 소속된 미래부 바둑팀이 입상하면 수상금은 차순위 입상자에게 양보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국내 유명 프로바둑 기사가 대거 참여,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수차례 국내외 바둑대회 우승을 차지한 유창혁 9단은 심판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유창혁 9단은 1984년 프로에 입단해 조훈현 9단, 서봉수 9단, 이창호 9단, 이세돌 9단 등과 한국 계보를 이었다.
NHN엔터테인먼트 한게임 바둑사업총괄팀장 김강근 7단은 심판부위원장을 맡는다.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대국을 한국기원에서 해설한 김영환 9단, 여류 프로바둑기사로 유명한 김윤영 4단은 참관객을 대상으로 다면기를 둔다. 사회는 김여원 바둑 캐스터가 맡는다.
미래부는 두 개팀으로 나눠 출전한다. 삼성SDS, LG CNS, SK주식회사, 동양네트웍스 등 IT서비스 기업도 대거 출전한다. 한글과컴퓨터, 신성아트컴 등 소프트웨어(SW) 기업도 참여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ICT 유관기관도 출전 채비를 끝냈다. 이 밖에 통신·전자 기업 등 총 16개 팀이 대국을 펼친다.
대회 출전하는 정병철 SK주식회사 클라우드사업팀 부장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ICT 바둑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우승하겠다”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