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개원하는 20대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을 놓고 여야 3당 `눈치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정된 자리를 놓고 3당이 나눠가져야 하는 상황이라, 각 당이 가져갈 수 있는 자리가 19대 국회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분야 핵심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비롯해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소위 `파워` 있는 상임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동시에 당내에서는 총선 당선자간 상임위 배정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8일 “이번 주부터 3당 원내대표간 원구성 협상을 시작해 5월 중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고 6월부터 원구성이 정상적으로 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새롭게 출범한 여야 원내지도부가 원구성 협상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상임위 개편 및 정수도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국회 상임위는 예결특위와 윤리특위 등 2개의 특위를 포함해 총 18개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10곳, 8곳의 상임위원장을 나눠가졌다. 20대 국회에선 의석수를 기준으로 할 때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8개씩 배정하고, 국민의당이 2개를 배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더민주는 원내 1당이 된 만큼 운영위원장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19대 국회에서 차지했던 법사위원장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기재위와 정무위 중 한 곳도 상임위원장으로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호남지역 의원이 다수여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우선 사수하고, 산업통상자원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여소야대 구도가 된 만큼 법사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에선 법사위원장 후보로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과 판사 출신 홍일표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19대 국회에서 위원장을 맡았던 기재위와 정무위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치열한 자리싸움이 예상된다.
상임위 `분할론`도 힘을 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이 분할 가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방위는 과학과 방송통신, 교문위는 교육과 문화, 환노위는 환경과 노동으로 분리하자는 주장이다. 쪼갤수록 상임위 숫자가 늘어나 각 당이 가져갈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진다.
상임위 쪼개기는 더민주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고, 국민의당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상임위 분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임위 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복수화하는 방안도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기재위와 국토위, 법사위 등을 제외하고는 법안심사소위가 하나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법안소위 복수화 요구를 거부했었다. 법안소위 복수화에는 법안소위 위원장 몫으로 야당이 하나를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각 당내에서도 20대 총선 당선자들간 상임위 배분을 놓고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8일까지 희망 상임위를 신청 받았고, 이번 주부터 교통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도 조만간 당선자들을 상대로 희망 상임위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국민의당도 마감 시한을 정해놓지 않고 당선자들로부터 희망 상임위 지망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원내지도부와 신청자들 사이에 치열한 수싸움도 벌어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비례대표 당선자는 전문성을 고려해 상임위에 배치하는 만큼 반발이 크지 않지만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원내지도부와의 의견 차가 커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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