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9일 상견례에서 상생 협력을 약속했다. 분당 전 한솥밥을 먹었던 두 야당 대표는 10분간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야기꽃을 피우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진행될 원구성 협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듯 양보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진행됐던 우 원내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간 회동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자 20대 국회 야권 공조는 비교적 순항할 것이란 관측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박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원구성부터 야당끼리 잘 협력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꽃피는 데 야당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하자”며 “더민주도 성과내고 국민의당도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정치적 스승인 DJ(김대중)의 같은 문하생이기 때문에 정치적 협조가 누구보다 잘 될 것”이라며 “호남에서 심판을 세게 받아서 (더민주는) 반성해야 한다. 겸손하게 호남 민심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1당에 대한 양보을 주문했다. 그는 “19대 국회 전철을 밟지 말고 생산적이고 민생 경제를 생각하는 국회가 되자”며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캐스팅보트가 아니라 리딩파티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제1당에서 베풀어야지 적은 당에게 내놓으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이고 시원시원하고 인격을 갖춘 분이니까 제1당 원내대표로서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 본다”면서 “저희가 같은 당에서 살을 맞대고 살았기 때문에 냄새까지 다 알고 있다. 우 원내대표가 상선약수 물 흘러가듯 잘 지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두 원내대표 간 대화에 이어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도 비공개 부분 없이 덕담을 주고받았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김관영 수석과 함께 일하는 국회, 민생국회를 만드는 데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지킬 것은 지키는 합리적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새누리당 원내수석과도 잘 해서 20대는 뭔가 바뀌었구나 하는 자세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0대가 여소야대 국회라 야권 두 당 책임이 훨씬 더 무거워졌다”며 “실무적으로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창의적 협상을 통해 20대 국회가 순조롭게 출발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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