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육성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스마트헬스 케어 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성이 안팎에서 높아졌다. 관련 예산 증액과 함께 부처 간 업무 중복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산업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 예산은 74억원에 그쳤다. 다른 산업 지원 예산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규모다.
올해 예산은 각각 △개인건강기록(PHR:Personal Health Record) 기반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24억원) △스마트 헬스케어 종합지원센터(30억원) △스마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시험사업(20억원 투입 예정)에 배분된다. 이는 산업부가 작년 1월 발표한 `스마트 헬스케어산업 활성화 방안` 일환이다.
임용남 산업부 바이오나노과 사무관은 “PHR 기반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은 올해 계획된 예산 30억원에서 6억원이 깎였지만, 스마트 헬스케어 종합지원센터에는 예산이 20억원 증액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예산이 더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 헬스케어 종합지원센터는 분야 전 기업 대상으로 상품화·수출 상담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헬스 분야만 해도 굉장히 다양한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다품종 소량 서비스 생산하는 구조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허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의료기기 PD도 “최근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만성질환자 위주에서 전 국민으로 대상이 확대됐다”면서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바뀌기 때문에 대기업이 담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별로 산재된 스마트헬스 정책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스마트헬스 관련 정책은 행정안전부·미래창조과학부·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헬스 산업이 떠오른 초기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 줄 알고 많은 부처가 뛰어들었다”며 “그러다보니 부처 간 조율이 힘들고, 중복·실적 위주 정책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선진국은 스마트헬스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KATS 기술보고서 모바일헬스 표준기반 연구개발(R&D)전략`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 `EU 호라이즌(Horizon) 2020`을 기반으로 앱 개발·모바일헬스 도구 개발 등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 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모바일 헬스케어를 `12.5규획 중점 육성사업`으로 지정해 무선 통신업체 등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현행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해권 산업부 바이오나노과 과장은 “R&D 지원은 원칙적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많이 한다”며 “실질 지원은 중소기업 위주로 많이 하고 있지만, 대기업을 무조건 제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 등과 연계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협의를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