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무선주차시스템... 주파수 혼신 우려

BMW 신형 7시리즈에는 세계 최초로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이 탑재됐다. 차에서 내린 뒤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차가 자동으로 주차를 하는 첨단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주파수가 사용되는데, 국내에서는 아마추어무선과 같은 대역을 사용해 혼신 가능성이 제기됐다.
BMW 신형 7시리즈에는 세계 최초로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이 탑재됐다. 차에서 내린 뒤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차가 자동으로 주차를 하는 첨단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주파수가 사용되는데, 국내에서는 아마추어무선과 같은 대역을 사용해 혼신 가능성이 제기됐다.

BMW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무인주차시스템이 국내에선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아마추어무선과 주파수가 겹치면서 혼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BMW는 주파수 공동사용을 위해 아마추어무선 측과 협상에 나섰다.

BMW코리아는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과 주파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반기 국내 도입 예정인 7시리즈 740모델 `BMW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이 아마추어무선과 혼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주차 기능은 사람이 운전석에 타지 않고도 주차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주차 위치에 차를 댄 뒤 스마트키를 누르고 있으면 차가 자동 주차된다. 주차 후 사람이 빠져나오기 힘든 좁은 공간에서 효과적이다. 차를 뺄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무인 주차를 위해선 스마트키를 누르고 있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주파수를 사용한다. 다른 전파를 방해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전파인증`을 통과해야 국내 판매가 가능하다.

BMW 무인주차는 433.795~434.045㎒ 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250㎑폭밖에 되지 않는 아주 좁은 주파수다.

세계 최초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이 내장된 BMW 디스플레이키.
세계 최초 무인주차시스템(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이 내장된 BMW 디스플레이키.

문제는 이 주파수 대역을 아마추어무선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추어무선은 430~440㎒ 대역 10㎒폭을 쓴다. 무인주차 주파수가 중간에 낀다. 우리나라와 유럽 주파수 체계가 달라 벌어진 일이다. 우리나라만을 위해 주파수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BMW코리아는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미약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혼신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마추어무선연맹은 생각이 다르다. 만에 하나 주파수 혼신으로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떠안을까 우려한다. `고가 수입차`라는 부담감이 크다. 혼신이 정말로 발생하지 않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사고가 나더라도 아마추어무선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보장을 원한다.

BMW코리아는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연맹과 공동으로 주파수 간섭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연맹과 주파수 사용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원칙적으로는 무인주차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약전파인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공동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무선이 사용하는 430~440㎒ 대역은 타이어공기압경보시스템(TPMS)과 스마트키 등이 공동 사용하는 전례도 있다. 다만 주파수의 `원 주인`인 아마추어무선 측과 협의를 해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BMW코리아 측에 전달했다.

쟁점은 `시간`으로 모아진다. TPMS, 스마트키는 공동 사용조건이 `10초`로 제한됐다. 혼신 가능성 때문에 시간을 제한했다. 하지만 BMW 무인주차는 대략 19초가 걸린다. 이 때문에 BMW코리아는 지금보다 시간을 갑절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