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냐 동결이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증권업계는 동결로 기우는 분위기다.
현행 연 1.5% 수준인 기준금리 조정 문제를 논의할 13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임기를 시작한 4명의 신임 금통위원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에 참석해 목소리를 낸다.
전문가는 정부가 해운·조선 등 부실업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기보다 일단 동결한 뒤 다음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증권사들은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안하더라도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성장동력이 힘을 잃어가는 가운데 정부의 부실업종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공조 차원에서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한은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공조라는 큰 틀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자금조달 방법에는 이견이 있다”며 “야당이 한은의 발권력 동원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정부 움직임에 협조할 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이슈에 신임 위원 등장으로 이달 금리인하는 가능성이 멀어 보인다는 게 증권업계 입장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임 위원이 처음 참석하는 회의인 만큼 한은 총재나 기존 위원들에 반하는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박혁수 연구원도 “4명의 신임 위원이 학계·관료 출신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신임 위원들의 실제 성향은 5·6월 회의를 거친 후에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고 정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이주열 총재도 구조조정은 기준금리 결정에 고려할 변수라고 한 이상 이번 금통위에서는 인하 소수 의견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은 낮지만 0.25P 인하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이달이 아니라면 금리인하 시기는 6월보다 7월이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이미선 연구원은 “이달 중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가 마무리되고 구조조정 필요자금 규모가 내달 발표 예정인 점과 7월 대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 등 관련 일정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 금리인하 시기는 7월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은이 강조한 재정·통화 정책 등 공조가 구체화하고 있어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면서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