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은 법무법인 세종, 미국 스타트업 피스컬노트와 함께 `IT로 읽는 법`을 소개한다. 운송네트워크회사(TNC), 전기차, 드론 등 최신 IT 이슈를 미국 내 입법동향을 바탕으로 분석한다.
피스컬노트는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법률 분석 플랫폼으로 입법 예측결과와 법령 분석결과를 제공한다. 법무법인 세종의 백대용 변호사는 IT·개인정보·공정거래 관련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 자문과 정부부처 정책수립에 참여한다. 권솔 변호사는 외국변호사로 기업인수합병(M&A) 및 기업법무를 담당한다.
최근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미국 우버에 맞서 리프트, 중국 디디콰이디, 인도 올라, 싱가폴 그랩택시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호연계운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각각의 앱을 사용하는 여행자가 해당국가로 넘어갈 때 앱이 자동 연동되도록 했다. 이는 급성장하는 차량 공유 산업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벌어지는 기업 간 경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차량공유서비스 회사에 대한 합리적 규제와 관리를 위해 운송네트워크 회사 `TNC(Transportation Network Companies)`라는 새로운 교통사업 범주를 신설했다. 일반인도 차량을 등록하기만 하면 사실상 택시기사로 일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버와 같은 TNC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2015년 미국 45개주에서 새롭게 부상한 TNC 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도입했고 올해도 총 103개 법안과 조례가 발의됐다.
45개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주 법안에 담겨있는 주요 규제 중 하나는 보험 책임 강화다. TNC 서비스 이용 시 발생한 사고는 영업 중에 발생한 사고로 원칙적으로는 영업용 자동차보험 적용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TNC 운전기사 대부분 자신의 개인용 자동차를 이용해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대다수 보험회사는 개인용 차량을 이용한 영업행위에 보험 적용을 거부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다수의 주는 운전기사가 스마트폰으로 TNC 서비스 제공 앱을 접속하는 순간부터 끄는 순간까지 일어나는 모든 교통사고에 대해 TNC에 책임을 지우고 있다. 가칭 `우버 보험법`이다.
미국 TNC 사업과 관련된 또 다른 이슈는 TNC 운전기사 법적 지위 논쟁이다.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노동위원회는 운전기사를 독립계약자가 아니라 TNC 피고용인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결정에 항소가 제기됐는데 이와 함께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우버를 상대로 한 운전기사 집단소송 최종 결과에 따라 TNS 사업 모델 향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공유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등에서 이미 활성화된 자동차, 숙박, 금융, 노동력 등과 관련된 공유서비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무분별한 외국 사업모델 도입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유서비스는 철저하게 지역기반으로 발전하며 각 나라의 역사, 문화, 제도 등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품앗이로 대변되는 인력공유 전통이 남아 있는 나라다. 조금 과장한다면 전통적으로 무엇인가를 나누는 데 익숙한 나라다. 한국적 정서와 문화, 제도에 적합한 공유 서비스를 찾아내고 개발한다면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한국적 공유경제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우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선구자인 TNC는 지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하고 한국에서 사실상 철수한 우버의 불행을 피하려면 한국에 특화된 공유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세종 백대용·권솔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