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의 흥행 성공으로 끌어올린 광고단가가 CJ E&M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면 뚜렷한 흥행작이 없어 수익이 감소한 CJ CGV는 중국 등 해외사업 성과로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CJ그룹 계열 콘텐츠회사인 CJ E&M과 CJ CGV가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상태라면 2분기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CJ E&M은 2분기부터 드라마 외에 영화·방송 부문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칸영화제에 출품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 개봉이 예정돼 있고 뒤이어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인천상륙작전`이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다.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탄생시키면서 화제를 모은 `프로듀스 101`을 잇는 보이그룹 프로젝트 `소년24`와 힙합 오디션 `쇼미더머니5` 방송도 준비 중이어서 수익 다변화가 기대된다.
드라마도 노희경 작가의 신작 `디어 마이 프렌즈`가 이달 방송되며 7월 전도연·유지태 주연의 화제작 `굿 와이프`와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가제)` 등이 예정돼 있어 1분기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을 뛰어넘는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작가 라인업 등을 기반으로 콘텐츠 생산능력이 향상되면서 지상파, 종편과 경쟁은 물론이고 수출 등에서 성과를 보일 것”이라며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4월 국내 영화 관람객 수가 10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부진했던 CJ CGV는 지난달 말 개봉한 할리우드 흥행작 `캡틴아메리카 시빌 워`가 단기간에 700만 관객을 돌파하고 기대작 `곡성`이 대기하면서 표정관리에 나서고 있다.
곡성은 예매율에서 이미 시빌 워를 앞질렀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고 뒤를 이어 `엑스맨:아포칼립스`(5월 26일),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6월 9일) 등 기대작 개봉이 예정돼 있어 CGV의 2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CGV는 또 지난달 8000억원가량을 주고 인수한 터키 최대 극장사업자 마르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터키의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회수는 0.9회에 불과해 유럽 평균대비 낮은 수준으로,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점유율 1위인 마르스의 수혜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내달 마르스를 합병하면 CGV 시가총액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양사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있다.
CJ E&M은 1분기 드라마 선전에 비해 2분기 후속작이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 광고단가 상승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며 여름 리우올림픽도 악재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시차가 정반대고 올림픽은 예선, 본선이 있기 때문에 브라질 시간 오전 9시면 우리시간 오후 9시가 돼 E&M이 주력으로 삼는 시간대와 겹친다”며 “올림픽 경기가 지상파와 뉴미디어로 중계되기 때문에 3분기에는 광고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