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국 진출 첫 파트너로 KT와 손잡다

2018년 국내 출시 대비…충전소 협력업체도 선정 예정

테슬라가 한국 진출을 위한 첫 파트너로 KT를 내정했다. 테슬라는 통신 부문에 이어 국내 충전소 파트너도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2018년에는 모든 서비스와 인프라를 갖춘 테슬라 전기차가 국내에서 출시될 전망이다.

11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기자동차 `모델3` 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해 복수 통신서비스사업자와 협상을 벌여 최근 협상 대상자를 KT로 내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에 최종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협력업체 한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와 KT가 모델3의 국내 출시에 대비해 통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최근 내용을 확정했다”면서 “조만간 세부 사항을 조율해 최종 사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자동차 업체 고위 관계자 역시 “테슬라 협력사로 KT와 SKT가 후보에 올랐고, 최종 KT가 낙점됐다고 업계에 알려졌다”고 전했다.

테슬라 전기차는 스마트폰처럼 통신 칩과 SIM카드가 기본 사양으로 내장돼 무선 인터넷에 상시 접속된다. 이동통신과 위성항법장치(GPS)를 결합,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이용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도 즐길 수 있다. 주요 기능의 업데이트도 모두 스마트폰처럼 OTA(Over The Air)로 진행한다. 이 같은 연결성(Connectivity)은 테슬라가 인기를 끄는 요인의 하나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한국 진출을 앞두고 국내 통신사업자와 협상을 벌였다. 미국에서는 AT&T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말 미국 출시예정인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
2017년말 미국 출시예정인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SK텔레콤과 KT 본사를 방문, 협력 대상을 탐색했다. KT가 과금, 인증,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지원 전반을 약속하면서 협력 파트너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KT가 별도 내비게이션 솔루션까지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그동안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구글 내비게이션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번 통신사업자 선정에는 KT의 충전소 인프라 구상도 한몫했다는 관측이다. KT는 2018년까지 이동형 전기차 충전 콘센트를 10만개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KT와 테슬라가 충전 인프라에서 협력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차량은 이동통신망을 연결해 17인치 디스플레이 센터페시아에서 다양한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모델 S의 내부 모습. 출처 : 테슬라
테슬라의 차량은 이동통신망을 연결해 17인치 디스플레이 센터페시아에서 다양한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모델 S의 내부 모습. 출처 : 테슬라

테슬라는 지난 3월 31일 2017년 말부터 출시할 모델3 사전 예약을 받으면서 출시국 가운데 한국을 포함시켰다. 정확한 스펙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차량가격 3만5000달러(약 4100만원), 1회 충전에 215마일(약 346㎞)을 달리는 성능이 공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인기에도 실질적인 생산 능력 때문에 2018년 국내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4일(현지시각) 기업설명회(IR)에서 2018년까지 테슬라 세 모델을 합쳐 5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겼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구상이 속도를 내고 있고 국내 협력사까지 속속 준비되고 있다”면서 “늦어도 2018년에는 모델3의 국내 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는 테슬라와 손잡으면서 차세대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아이폰 국내 출시 당시에도 KT가 먼저 애플과 협력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바 있다. KT는 이 같은 효과를 커넥티드카 서비스에서도 노린다.

테슬라는 통신사업자 선정에 이어 국내 충전소 파트너도 물색하고 있다. KT, SK 외에도 복수의 충전소 업체가 경합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다양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테슬라 본사 측은 본지의 이메일 질의에 “모델3의 전반 구상 외에 국가별 세부 내용은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전해 왔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