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이 바둑대회를 개최해 바둑인으로 감사합니다. ICT 바둑대회가 바둑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바둑 레전드로서 우리나라 바둑 국가대표 감독인 유창혁 프로바둑기사 9단의 말이다. 유 9단은 15일 전자신문이 한국기원서 개최하는 ICT 바둑대회 심판원장을 맡는다. 국가대표 선수를 이끌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심판원장 요청을 흔쾌히 승낙했다.
유 9단은 전자신문 ICT 바둑대회 심판원장으로서 친목과 소통을 강조했다. 유 9단은 “공식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바둑으로 서로 친목을 쌓는 대회를 만들겠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 9단도 직접 대회 참가자들과 인사를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바둑대회를 앞두고 바둑을 잘 두는 `팁`도 소개했다. 유 9단은 “바둑을 잘 두는 기술적 방법은 많지만, 무엇보다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바둑을 두는 사람들이 많은 생각 없이 빨리만 두려해 안타까워했다. 생각을 많이 하는 게 가장 큰 승리 비결이다.
유 9단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ICT 바둑대회 심판원장을 맡은 이유는 바둑 저변확대를 위해서다. 유 9단은 “최근 어린 학생 중심으로 바둑을 배우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하지만 상당수가 오랜 기간 배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 둔다”고 아쉬워했다. 바둑을 즐기고 팬이 뒤기 위해 10급 이상 수준이 돼야 하는데, 대부분 그 이전에 그만둔다는 것이다. 과거보다 젊은 바둑인이 줄어드는 이유이다.
유 9단은 “바둑은 생각하는 게임”이라며 “바둑 깊이를 모르면 즐길 수 없다”고 전했다. 어린이가 바둑을 배우면 머리가 좋아지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바둑은 오랜 기다림을 필요로 하는 경기여서 인내도 배운다. 유 9단은 “바둑을 제대로 잘 배운 친구가 공부도 잘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 간 대국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유 9단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을 보고 인공지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해 놀랐다”며 “바둑의 모든 수를 생각하고 경기를 한다는 것이 경이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으로 인공지능 바둑 고수가 알파고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 9단은 “인공지능 바둑 고수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무서운 감도 든다”며 “바둑계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유 9단은 바둑 국가대표 감독이다. 한국 바둑 성적을 책임져야 한다. 유 9단은 “현재 가장 큰 목표는 국제 대회에서 우리나라 기사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8회 응씨배 세계 바둑 선수권대회, 삼성화재배 바둑대회, LG배 바둑대회 등 굵직한 대회 등이 연이어 진행된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