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영화 20편(1Gb 기준) 이상을 1초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롱텀에벌루션(LTE)보다 200배 빠른 5세대(5G) 통신 구현을 위한 네트워크 장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에릭슨엘지는 12일 에릭슨엘지 안양연구소에서 `가장 빠른 모바일 5G`를 주제로 네트워크 기술을 시연했다.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 5G 무선 시제품이 국내시장에 도착해 통신사업자와 이통통신 산업 관계자를 초청해 5G 전송 장비를 소개했다.
에릭슨엘지는 2개 단말기와 기지국 장비를 두고 이론상으로 30Gbps 속도로 데이터를 내려 받는 기술을 구현했다. 차단된 테스트 시설에서 전파 난반사가 있었지만 최고 다운로드 속도 26.3Gbps가 나왔다. 현장에서는 다운로드 속도가 지속적으로 변했지만 20Gbps 중후반대를 유지했다.
26.3Gbps는 1Gb짜리 저용량 영화 한편을 1초에 26편을 받을 수 있는 속도다. 2012년 서비스가 시작된 롱텀에벌루션(LTE)이 제공하는 150Mbps 다운로드 속도보다 200배 가까이 빠르다. 패트릭 요한슨 에릭슨엘지 CEO는 “테스트 방식이지만 이론적으로 가능했던 30Gbps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5G가 상용화되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 속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슨엘지는 5G를 구현하는 신기술도 대거 소개했다. MU-MIMO(Multi User, Multi Input Multi Output)이 대표적이다. MU-MIMO는 5G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이동통신표준화 단체 3GPP 표준기술이다. 가상현실(VR)·홀로그램·초고화질(UHD) 비디오 시청 등 대용량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때 사용자 단말기 다운로드 속도를 최대화하기 위해 필요하다.
에릭슨엘지는 MU-MIMO를 전파 빔을 쏘는데 활용했다. 단말기를 따라 다니며 전파를 집중적으로 쏘아준다. 기존 통신방식이 전 방향으로 뿌리는 개념이라면 빔 트래킹이 적용된 5G 통신은 필요한 지역에 집중해서 전송할 수 있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네트워크 트래픽 상황과 단말기 사용자환경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기술도 5G 연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표준 기술이다. 테스트 현장에서 단말기 위치를 바꿀 때마다 빔을 표시하는 빨간 점이 따라다니는 장면이 모니터로 보였다.
광대역과 고주파 통신기술도 돋보였다. 기존 LTE에서 구현하기 힘든 통신환경이 5G에서는 쉽게 활용될 전망이다. 에릭슨엘지는 5G 상용화를 위한 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 안양 연구소는 5G 네트워크 장비를 운영하고 기능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SW)를 집중 연구한다. 요한슨 CEO는 “1896년 이후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통신산업 혁신을 이끌어 가고 있다”며 “앞으로 다가올 5G 시대에 맞춰 국내 통신사가 세계 통신 시장을 선도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