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자 `온라인 실크로드`를 구축한다. 전통산업에 인터넷을 결합하는 중국의 `인터넷 플러스(+)` 전략과 우리나라 기술이 융합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양국 연구개발(R&D) 기관 간, 시범도시 간 협력이 확대되고 전자상거래가 한층 활성화된다. 나아가 한중일 3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묶는 `한중일 디지털 싱글마켓` 주춧돌을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중국이 우리나라에 광범위한 ICT 협력 사업인 온라인 실크로드를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중국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오는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실크로드는 중국 인터넷 플러스 전략에 바탕을 둔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해 3월 `인터넷 플러스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모바일 인터넷,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을 제조업 등 전통산업과 결합해 산업 구조를 전환·개선한다는 목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00억위안(약 7조원) 벤처창업투자기금을 조성하는 등 인터넷 플러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온라인 실크로드에 바탕을 두고 우수한 기술·인재를 보유한 우리나라와 협력을 강화해 인터넷 플러스 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양국 R&D 기관 간 기술협력, 전자상거래 활성화, 스마트시티 등에서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중국 관련 기관을 전문기관으로 지정해 ICT 부문 협력을 추진한다. R&D 협력, 인재 교류가 활성화되면 향후 ICT 기업의 중국 진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천시와 중국 웨이하이시를 대표 도시로 선정해 ICT 교류도 확대한다.
우리나라는 온라인 실크로드가 한중 전자상거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온라인쇼핑 최대 수출국이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가 온라인쇼핑으로 수출(역직구)한 4787억원 중 중국이 75.9%인 3634억원을 차지했다.
27일 한중 경제장관회의에 앞서 26일 우리나라와 중국은 서울에서 `경제기술교류회의`를 개최한다. 총 3개 세션 중 하나가 온라인 실크로드다. 이날 논의된 내용에 바탕을 두고 한중 양국은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실크로드가 가시화되면 `한중일 디지털 싱글마켓`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싱글마켓은 전자상거래 규제·표준 등 기술 장벽을 없애 한중일 3국이 차별 없이 쉽고 빠르게 온라인으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지난달 한중일 FTA 실무협상에서 논의를 시작했지만 아직 의미 있는 진전은 없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의 적극적 제안으로 ICT 분야에서 폭넓게 협력하는 온라인 실크로드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구체 사업 계획은 차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