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16일 국가보훈처장 해임결의안을 내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을 요청하고, 대통령까지 검토를 지시했지만 국가보훈처가 기념곡 지정은 물론 5·18 기념식에서 제창 방식 변경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박근혜 정부 협치(協治) 실행 첫 시험대에 올랐다.
보훈처는 16일 “18일 36주년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식순에 포함해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참여자에게 의무적으로 부르게 하는 제창방식을 강요해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보훈·안보단체와 관련 전문가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도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에 재고를 요청했다. 야권은 최근 청와대 회동에서 공감한 협치 기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국회 해임촉구결의안을 공동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만일 5·18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정권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가열될 경우, 제19대 국회 남은 임기동안 각종 법안 통과는 물론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제창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아직 (행사까지) 이틀 남았으니 재고해 주길 바란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통령이 국론 분열을 피하는 좋은 방법을 검토하라는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보훈처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기념식까지 아직 이틀이 남은 만큼 보훈처 재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개호 더민주 비대위원은 “무엇이 국론 통합 방법인지 박 대통령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참석자 모두가 제창하면서 목 놓아 부를 수 있도록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정부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성현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