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61>공기업 취업 장점 알아보기

취업난과 고용불안이 일상화된 요즘 보수와 근무조건이 좋고 근무강도는 덜한데 정년까지 보장되는 공기업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하지만 취업준비생이 모르는 공기업 단점도 많다. 자신의 적성과 성향에 맞지 않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젠가 그 옷을 벗고 새 옷을 찾을 수도 있다.

공기업 취업 길라잡이를 진행한 박규현 컨설턴트
공기업 취업 길라잡이를 진행한 박규현 컨설턴트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안정성

고용불안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안정성을 꼽는다. 안정성은 크게 사업 안정성, 경영 안정성, 고용 안정성으로 나눌 수 있다.

사업 안정성이란 사업영역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다. 한때 동네마다 찾아볼 수 있었던 비디오대여점을 지금은 찾기 어렵다. 최고 직업으로 꼽혔던 전화교환원, 타자원은 사라진지 오래다. 사업영역 지속가능성, 안정성은 직장을 선택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공기업 사업영역은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정했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공기업 사업이 없어져 해산·폐업되는 일은 거의 없다. 작은 규모 공기업이거나 연구기관 등 국민의 직접적 수요가 없는 사업영역을 가진 경우는 다른 공기업에 비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경영 안정성은 경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지다. 재계를 주름잡던 대우가 최고경영자의 무리한 확장 욕심과 잘못된 판단으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승승장구하던 벤처기업이 경영자의 복잡한 사생활 때문에 한순간 해체되는 사례도 있다. 공기업은 일반 민간기업체처럼 경영진 실수나 방임으로 회사 전체가 흔들릴 일은 없다.

정부 주무부처 간부가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해 반드시 주요 정책과 사업에 관여하고 공기업 사업 특성상 경영진 권한이 민간기업에 비해 제한적이다. 임기제 경영진이기 때문에 크게 일을 벌려 이른바 `대형 사고`를 치기보다 임기 동안 적당한 성과를 만들어내 보다 좋은 자리로 옮겨갈 생각을 먼저 한다. `공기업에는 주인이 없다`는 이야기는 이런 측면에서 나온다.

고용 안정성 측면은 공무원과 비슷하게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조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직원 의사에 반해 불합리하게 조치할 수 없다. 대부분 복무규정 등에 명시되고 강력한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어 고용안정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년연장까지 생각하면 민간기업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만년대리 정년퇴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고용안정성 역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 공기업 전체에 강제 구조조정이 시행됐고 새 정부 출범 때마다 공기업 개혁이 거론된다.

◇공기업 보수수준,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간

공무원 임금수준이 중견기업 수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공기업은 공무원보다 좋은 보수를 받는 편이다. 물론 공기업마다 보수수준이 달라서 차이는 존재한다.

40대 명퇴 가능성이 높은 조건에서는 높은 연봉을 받는 것보다 정년까지 안정된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근무강도가 높은 대기업과 비교해 시간당 보수를 생각해 보면 공기업 연봉이 결코 낮지 않다. 오히려 높다고 보는 편이 맞다.

공기업 복지혜택은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대학생 자녀 학자금 지원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모두 사라졌다. 젊어서부터 계획적으로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면 공기업 50대의 주머니사정은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요즘은 공기업 복지관련 예산을 모두 통합해 복지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직원의 필요에 따라 연간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제공하고 그 범위 내에서 교육, 여행, 건강 등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기업 선택의 가장 큰 이유, 근무여건

공기업에 근무한다고 모두 정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에도 바쁜 부서가 있다. 지방 지사보다는 본사, 본부 부서가 더 바쁘다. 본부 부서 중에서도 경영기획실, 경영지원실과 같이 경영 관련 부서, 사업총괄 부서와 같이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부서일수록 더 바쁘다.

바쁜 부서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고, 앞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할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업에서 바쁘고, 인력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쳐도 민간기업체에 비하면 근무강도는 약하다. 삶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공기업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공기업 조직문화는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대부분 직원이 담당 업무를 명확히 나눈다. 내가 맡은 업무만 끝나면 팀장, 선배 눈치를 굳이 볼 필요가 없다. 게다가 공기업 사업이 독점적 사업이고 대부분 사업목표가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적다.

하지만 느슨한 조직문화도 경영평가가 도입되면서 변하고 있다. 공기업에 경영평가가 도입되면서 모든 사업과 업무처리 기준은 경영평가 평가점수가 됐다. 경영평가는 정부 경영평가, 자체 경영평가, 간부직 직원 성과평가로 나뉜다. 이 경영평가 결과가 모여 직원 성과급이 결정된다.

연봉제 적용 간부직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 앞자리 숫자가 바뀌기도 한다. 간부직 직원은 연봉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소속 직원 업무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는 대외관계다. 이른바 `갑을관계`다. 공기업에 근무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을 의미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역시 점점 변하는 추세지만 민간기업체에 비해 공기업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