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적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틈새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는 기업이 있다.
반도체 메모리 테스트 부품업체 아이에스시(대표 정영배)는 특허 매입으로 미래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지식재산권 전략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방침 아래 핵심 특허를 발굴하고 전담부서를 강화하는 등 강력한 IP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온 결과다.
아이에스시는 2001년 실리콘 러버(Silicone Rubber) 방식 테스트 소켓을 국내 최초로 개발, 양산에 성공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주력 기술 분야에서 해외 특허 매입으로 독점적 시장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까지 보유한 특허 70% 이상을 외부에서 매입했다. 500건이 넘는 특허 중 매입이 374건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매입 특허 대부분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사들였다.
특히 반도체 테스트 소켓 분야 2위인 일본 JSR 자회사를 2014년 인수하면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JSR은 세계 16개국 357건 기술 특허를 매각했다.
특허 매입 발단은 일본 JSR가 특허 침해 경고장을 보내면서다. 아이에스시가 생산하는 실리콘 러버 소켓 구조가 JSR의 원천 특허를 침해했다는 경고였다. 회사는 고문변리사와 협력해 특허 침해 여부와 무효화 가능성을 철저히 분석했다. 해당 특허는 물론 제품 분석 결과를 일본 측에 요구하는 등 적극적 방어 전략을 취했다.
그 당시 일본 JSR는 원천 특허만 다수 보유했을 뿐 제품 상용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결국 두 회사는 협상을 거쳐 아이에스시가 JSR 자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고 소송은 취하됐다.
아이에스시 특허관리팀은 경쟁사가 보유한 특허 기술 분석이 주요 임무다. 실제로 △국내외 특허 출원 관리 △선행기술 조사와 특허맵(PM) 분석 △특허침해 분석 및 대응 등을 전담한다.
회사가 운영하는 특허 연계 시스템은 신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적용된다. 제품 개발에 착수하는 동시에 특허 출원 및 매입 여부를 검토한다. 지난해에는 신규 사업인 카메라 모듈 테스트 분야를 준비하며 관련 특허 25건을 매입했다. 사업 진출과 함께 특허 출원 및 매입을 병행하는 전략이다.
아이에스시는 지난 2008년부터 특허관리를 강화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매출이 불과 4년 전인 2010년과 비교해 갑절 이상(220%) 급증했다.
정영배 아이에스시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지속적 R&D 투자와 함께 핵심특허 확보에 주력해왔다”라며 “축적된 특허와 기술에 바탕을 두고 후발업체와 차별화를 이뤄 해외 시장에서도 독보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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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운 IP노믹스 기자 accor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