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남겨뒀지만, 경제 활성화 관련 주요 법안이 이번에도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야 모두 “시급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본회의 하루 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 관련 정쟁에 주요 법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협치 첫 시험대가 될 본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균열 조짐을 보였다. 이미 자포자기 기류도 형성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대 국회에 민생·경제법안이 조기 제출될 수 있도록 법제처에 요청했다.
17일 법제사법위원회는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이틀 앞두고 총 126건 법안을 전체회의 안건에 붙였다. 지난 16일 두 차례 열린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연장선으로 `역대 최악 국회`라는 오명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마지막 노력이다.
이날 회의는 주로 무쟁점 법안 중심으로 논의됐다. 지난 15일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에서 120여 건의 무쟁점 법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세월호 특별법, 가습기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은 여야 간 입장 차로 법사위 안건 목록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주요 경제·민생법안까지 모두 `폐기` 위기에 놓였다.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특별법,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포함한 은행법 개정안, 원격의료 허용법, 빅데이터산업진흥법안, 자본시장법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별 특화 산업에 대해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고 세제 등에서 혜택을 주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원내지도부 합의만 기다리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산업 개혁 법안은 일자리창출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마중물 역할을 할 법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쟁에 휘말려 잠자고 있다.
19대 국회 폐회인 20일까지 추가적으로 예정된 상임위는 없다. 사실상 입법 진행을 위한 막차는 떠난 셈이다. 산업계 숙원 법안의 운명이 발목 잡힐 처지에 놓였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주요개혁 및 민생·경제 법안의 19대 국회 내 처리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주요개혁 및 민생·경제 법안이 19대 국회 내에 처리되지 못할 때에 대비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행령·시행규칙·고시·지침 개정 등을 통해 정부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다시 한 번 검토하는 한편, 자동 폐기된 법안이 20대 국회에 조기 제출될 수 있도록 법제처를 중심으로 준비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정가도 이미 19대 국회는 떠난 배로 보고 있다. 상임위 간사직을 맡은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대거 낙선하면서 이미 법안 처리 추동력을 잃었고 20대 국회로 일을 떠넘기는 분위기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념에 따른 정쟁 싸움은 뒤로 하고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데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번 마지막 본회의에서 민생과 경제 활성화 주요 법안이 최대한 많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