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은 오지 않는다. 뗏목을 만들어라"...앙트십코리아 콘퍼런스

“유람선(대기업 취업)은 기다려봤자 오지 않는다. 뗏목이나 요트를 만들어서 나가라.”

성공한 벤처기업가, 대학 총장 등이 젊은 세대에 던지는 메시지다. 이들은 성장 정체에 부딪힌 한국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덕목으로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기업가정신은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자세로 풀이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출처=전자신문DB)
김상헌 네이버 대표(출처=전자신문DB)

17일 서울 네이버 D2 스타트업팩토리에서는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앙트십 코리아 콘퍼런스`가 열렸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네이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산학연 관계자를 모아 기업가정신 교육 활성화 방안을 모색, 발전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앙트십`은 기업가정신을 의미한다.

한국경제는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중국 등 신흥국과 기술을 앞세운 선진국 사이에서 자리를 잃고 있다.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2만달러 대에 머물고 있다. 연사들은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간 대 변혁기에 기존 사고방식이 아닌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며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산학연을 대표해 기조연설에 나선 3인의 의견도 같았다.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려는 자세가 기업가정신이라고 밝혔다. 남 이사장은 “문제의식이 기업가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창업자가 아닌 그 누구라도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바뀌는데 기업이 바뀌지 않으면 망한다”며 “이를 위해 기업가정신을 갖춘 직원이 문제를 발견해서 회사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몸값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의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판사 재직 시절 법원의 비효율적 행정절차를 개선하고자 노력한 경험이 있다”며 “네이버가 원하는 인재는 문제를 느끼면 그것을 해소할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스펙교육, 정형화된 교육이 누적돼 새로운 일에 용기를 내는 것이 어렵다”며 “기업가정신을 통해 우리사회가 도전을 향한 관용과 격려가 보편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업가정신 교육 발전을 위한 교육, 대학의 변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인재교육 기준도 취업이 아니라 새 사업을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대학교육이 추구하는 인재상 변화를 강조했다.

염 총장은 “정형화된 인재가 아닌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대기업만 바라보고 취업을 고민하는 고용의 시대는 21세기로 넘어오면서 끝났다. 유람선은 기다려봤자 오지 않으니 ?목이나 요트를 만들어서 나가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육도 개척과 창업을 위한 기업가정신을 제고하는 방향이 대학교육 흐름으로 변화할 것으로 봤다. “21세기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팔고 또 새로운 것을 만드는 창조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