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미래모임]패널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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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국방과학연구소 민군기술협력센터장

국방 R&D는 목적형 연구개발이다. 특정 무기체계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평가해 양산·배치한다. 일반적인 국가 R&D와 다르다. 다른 절차에 의해 폐쇄성 지적을 많이 받는다. 극복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공동 소유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을 수 없는 벽도 많다. 민군기술협력사업은 민간이 국방 R&D에 참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산업부와 방사청이 투자하며 절차를 산업부 훈령에 따른다. 전력지원체계, 군 운용환경 등을 접할 수 있다. 올해 관련 예산만 830억원이다. 사업은 국가 R&D와 협약을 맺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업 소유권을 연구조합에 준다. 소유권을 주는 조건으로 기술료를 국가에 납부한다.

방위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중소기업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 즉 중소기업도 기술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역량은 지재권 등 노하우가 축적돼야 한다. 기존 국방 사업으로는 확보하기 어렵다. 민군기술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은 직접적인 기술 경험 축적과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 공동 기획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무인기 공통 플랫폼을 예로 들자. 개발은 완료했지만 거의 적용되지 못했다. 결과물이 군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사업 기획단계에서 군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결과다. 이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사업을 공동으로 기획하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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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도 한화탈레스 연구소장

국방 R&D는 ADD가 주관하는 정부주도와 기업 주도 사업 두 가지로 나뉜다. 이중 정부 주도 사업이 90%가 넘는다. 한화탈레스는 현재 80개 국방 R&D 과제를 수행한다. 이중 기업 주도 사업은 10개도 채 안된다. 정부가 이런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일반 무기체계 개발에 민간기업 참여를 유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방 R&D를 전담했던 ADD는 국가안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하는 분야, 기술 성숙도가 있는 분야, 경제성이 있는 분야는 참여를 안한다. 기업 주도 연구개발이 활성화되면 기술력, 원가 경쟁력, 자생력,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국방 R&D에 ICT 기술이 접목되는 속도가 가파르다. ICT는 특성상 기술변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하지만 현 국방 R&D는 선행연구, 탐색개발, 체계 개발 등 개발 프로세스가 느리다. 중간 업체 선정까지 고려하면 개발부터 전력화하는데 10년 이상 걸린다. ICT 영역에서 10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전력화를 눈앞에 두고 보면, 시장에는 또 다른 신기술이 나온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성능 개량화 사업을 또 한다. 시간과 비용 모두 낭비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기체계 연구개발, 의사결정 단계에 기업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 참여가 어렵다면 사업 정보를 공유해도 좋다. 사업과 소요확대 계획을 알려주면 기업도 정부를 믿고 선투자할 수 있다.

기업 주도 R&D 사업에서도 단계마다 정부 역할을 명확히 정의해 안정장치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사업 실패 시 모든 책임을 기업에 돌리는 한계를 해소한다. 원가책정과 검증 정책이 하드웨어(HW) 중심적인 것도 개선 대상이다. 이로인해 소프트웨어(SW)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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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국방기술이 민간에서도 상업적으로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2~3년 전만 해도 국방 기술은 큰 관심사가 아니었다. 군 기술은 목적상 민간 기술과 다르다. 국방은 무기개발,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 귀속성이다. 기술 역시 기계, 항공소재 등 종합·목적형 응용 기술이다. 상당히 검증되고 신뢰도가 높은 기술이다. 기술 성숙도가 높은 만큼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요구도 커진다. 군이 주도한 사업에 민간기업도 참여시켜 기술 혁신과 산업 육성 필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군 기술은 특성상 후속연구가 중요하다. R&D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시장에서 요구하지 않는 기술이라도 국방 영역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장에서 요구가 있지만 기술 난도가 높거나 투입 비용이 큰 기술도 있다. 이 역할을 군이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민간에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술 중심형(테크니컬 푸시) R&D는 군과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창이 될 수 있다. 단순히 군 환경, 수요만 생각할 게 아니라 민간 시각을 맞출 필요가 있다. 군이 민간 기술변화 흐름을 읽고 개발한다. 개발된 기술을 민간에서 조정, 적용하고 후속 연구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다학제, 출연연, 민간 연구소가 참여하는 융합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리=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