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부산시가 게임 분야 민·관 신협력 시대를 열었다. 단순 게임대회 개최를 넘어 e스포츠 재건과 게임 문화 저변 확대를 선도할 새로운 차원의 협력 관계를 시작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는 지난 21~22일 이틀 동안 부산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에서 `오버워치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18년 만에 선보이는 초대형 신작으로, 새로운 세계관 아래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무장한 1인칭 슈팅(FPS)게임이다. 페스티벌은 24일 글로벌 시장 동시 출시를 알리고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게임 출시에 앞서 세계 게임 마니아 관심은 어디에서 공개 체험 이벤트가 열릴 것인가에 모아졌다.
블리자드는 본사 소재지인 미국이나 신흥시장인 중국이 아닌 한국 부산을 낙점했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과거 스타크래프트 등 블리자드 게임을 이용한 e스포츠 축제를 부산에서 개최해 온 인연도 있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게임도시를 표방한 부산시 중장기 게임산업 육성 의지와 기구축된 인프라, 향후 밀착 협력 가능성에 대한 블리자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게임산업에 1000억원을 투자해 1000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부산게임산업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일환으로 `부산 글로벌 게임센터`를 구축해 지역 게임기업 글로벌화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8년째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글로벌 게임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현재 부산시는 e스포츠 대회, 인디게임 전시회, 보드게임 페스티벌 등 게임의 산업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을 호스트시티(중심 도시)로 블리자드가 주최하고,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오버워치 페스티벌`에는 이틀간 5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이들은 오버워치 체험, 전문 게이머의 첫 오버워치 이벤트 경기 관람, 코스튬 콘테스트와 플레이 등 관련 프로그램을 즐겼다.
이번 페스티벌 또 하나의 화제는 게임 캐릭터 디바(본명 송하나)다. 디바는 게임 속 한국인 영웅이자 오버워치 요원으로 실제 게임에서 `부산을 주 무대`로 활동한다. 블리자드와 부산시 협력 관계가 이미 게임 속에서 구현된 셈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환영 리셉션에서 “글로벌 게임기업 블리자드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면 수도권에 집중된 게임산업의 지역 균형 발전과 부산 게임산업 육성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부산을 무대로 추진하는 각종 게임 관련 사업과 이벤트를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게임 기업의 지사 설립을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블리자드와 부산시 인연은 2005년 부산 광안리 해변을 e스포츠 열기로 가득 메운 `스타크래프트 스카이 프로리그`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안리 스타리그`로 불린 이 행사는 2010년까지 이어져 매년 10만명 이상 관중이 운집, 해외에서까지 화제를 모았다.
스타리그는 종료됐지만 `하스스톤` 등 블리자드 게임을 포함한 e스포츠 축제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블리자드와 부산시는 오버워치 페스티벌을 계기로 부산 내 전시·체험 행사 중심의 협력 관계를 에듀테인먼트산업 공동 육성, 게임문화 정착 등 신협력 체제로 높여갈 계획이다. 지난해 서 시장의 블리자드 방문을 전후로 부산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블리자드 간 상호 방문과 소통이 이어져 협력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블리자드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게임과 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 등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고경곤 블리자드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부사장은 “과거 광안리 스타크래프트 리그와 e스포츠, 이번 오버워치 페스티벌까지 부산시가 보내준 지원에 본사 임직원 마음이 움직였다”며 “동북아 중심이라는 부산의 지리·환경적 장점에 블리자드의 개발 마케팅 역량을 결합해 한국에 글로벌 게임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