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넘게 걸리던 그래핀을 1시간만에` KETI, 저비용·고품질 산화 그래핀 양산 기술 개발

`꿈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 제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시간을 줄임으로써 그래핀 대량 생산 길이 열렸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융복합전자소재연구센터 양우석 박사 연구팀이 균일한 품질의 단층(Single Layer) 산화 그래핀 제조시간 단축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 산화 그래핀을 만드는데 평균 하루 이상이 걸렸다. 고온을 가하거나 황산을 대량 투입하는 고비용 조건에서도 최소 7~8시간이 필요했다. 화학반응(산화)이 오래 걸려서다.

연구팀은 이를 1시간으로 단축했다. `쿠에트테일러 유동(Couette-Taylor Flow)법`을 이용했다. 흑연 혼합액이 든 용기에 소용돌이를 발생시키고 그 힘에 의해 황산이 흑연층에 빠르게 침투, 화학 반응을 촉진시키는 원리다.

시간을 단축시킨 동시에 고품질을 구현했다. 그래핀은 전도성, 강도,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다. 2차원 물질이기 때문에 층이 적을수록 이런 특성이 강하지만 양 박사 연구팀은 단층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

여기에 기존 방법으로 힘든 연속 제조가 가능, 그래핀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 박사는 “화학반응에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 걸려 연속 공정이 어렵고 얻어지는 소재의 균일도나 수율이 낮아 산화 그래핀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면서 “기존의 단점들이 극복돼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KETI 연구원이 산화 그래핀을 실험하고 있는 모습(제공: 전자부품연구원).
KETI 연구원이 산화 그래핀을 실험하고 있는 모습(제공: 전자부품연구원).

KETI는 현재 시간당 500g 이상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는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운영, 신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여러 기업이 이번 기술에 관심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핀은 나노미터 두께의 아주 얇은 막이다.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 이동 속도가 빠르고, 구리보다 10배 많은 전류가 흐른다.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도가 높아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그래핀은 차세대 반도체, 센서, 에너지 전극, 투명 전극, 초경량 구조 재료, 방열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핀의 주요 응용 분야(자료: 전자부품연구원).
그래핀의 주요 응용 분야(자료: 전자부품연구원).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