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다시 국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배출가스 조작으로 신뢰도가 추락한 폭스바겐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다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무성의하게 일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여러 나라에서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가격 인하, 금전 보상과 같은 파격적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일본에서는 이달 17일부터 인기 모델인 `골프` 가격을 16만엔(172만원) 내린 250만엔에 판매 중이다. `폴로` 시리즈 일부 모델 가격도 인하하고 같은 시리즈에 신규 엔트리 모델을 도입해 최저 250만엔에 팔고 있다. 폭스바겐은 일본 고객에 무상 수리 제공·서비스 기간 연장 등 서비스도 개선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환경당국과 협의를 거쳐 조작 차량 환매나 금전보상 방안에 합의했다. 문제가 된 60만대 가운데 50만대를 매입 대상으로 확정했다. 피해를 본 미국 소비자에게 1인당 5000달러씩 배상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실이라면 폭스바겐이 미국에서만 배상해야 할 금액은 모두 30억달러(3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피해자는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된 차량의 리콜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확실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 1월 환경부에 제출한 리콜계획서는 달랑 두 문장이었고 리콜계획서가 부실해 퇴짜를 맞자 두 달 뒤에야 수정된 리콜계획서를 제출했을 정도로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 리콜이 언제 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 폭스바겐의 안이한 자세는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도 여전히 판매량에 큰 타격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삿속에 따라 소비자를 달리 상대하는 폭스바겐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이제는 정부뿐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나서서 따끔한 맛을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국내에 진출한 다른 글로벌 기업도 우리나라 소비자를 진짜 고객으로 상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