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로 일본 기업 경쟁력과 채산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 가격 경쟁력 개선에 대비한 수출 대응책 마련, 스마트공장 표준화와 전문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3일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 변화와 우리의 과제` 보고서를 통해 한·일 제조업 경쟁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기업 경쟁력 강화가 두드러졌다. 채산성이 급격히 개선되고, 경상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경상이익률은 2013회계연도 43.3%에서 2014년 10.3%, 2015년 12.3%로 전망된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자 연구개발(R&D) 투자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5년도 일본 기업 연구개발 투자 예상액은 전년보다 4.7% 증가한 11조7940억엔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토요타(1조500억엔), 혼다(7200억엔), 닛산(5300억엔), 소니(4900억엔), 파나소닉(4700억엔) 순으로 R&D 투자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기계·엔지니어링·조선, 자동차 및 부품, 소재 부문 증가율이 높았다. 일본 기업이 주목하는 차세대 신기술은 사물인터넷(IoT), 연료전지, 재생의료, 인공지능, 자동운전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도 변수로 등장했다. 일본은 반도체와 액정, 철강, 중전 분야 등에서 기능 통합을 통한 신설 회사 설립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또 법인세 인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기업이 국내 회귀를 적극 검토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화 등 제조업 혁신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 나섰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 자신감도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최근 게이단렌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 중 74.1%가 국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향후 3년간 현재보다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4.4%에 불과했다.
사공목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기업이 아베노믹스 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연구개발 투자와 사업재편, 디지털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우리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범국가 차원의 협의·대응 기구 설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공장 고도화 등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고, 노사협력 풍토 조성과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