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대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해 23일 송부된 `개정 국회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상시 청문회가 가능하도록 한 개정안이 공무원 사회와 업무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은 23일 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개정 국회법(상시 청문회법)이 공무원 업무를 크게 위축시키고 공직 풍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국회법 개정안이 오늘 (정부로) 송부됐다”며 “아직 심도 있는 검토를 하지는 않았지만, 잠정 검토한 결과 굉장히 걱정스러운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관 현안에 대한 조사, 즉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청문회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정부 업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며 “국정 전반에 대해 청문회를 여는 제도적 틀이 만들어졌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회는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상임위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경우, 중요 안건 또는 소관 현안에 대해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실장은 “이번 (국회법 개정안에 포함된) 소관 현안 조사는 전 정부부처를 포괄하는 것”이라며 “소관 현안이 넓어지면 정부로서는 청문회 준비 관련 자료 제출이나 증인과 참고인으로 소환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과 일반인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굉장히 우려가 많다”며 “그 부분에 대해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개정 국회법이 정부 정책과 현안에 대해 상임위에서 원하면 언제든지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게 돼 공무원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인 등 민간인도 관련돼 공무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우려다.
이 실장은 국회법 개정안에 따른 청문회를 정책 청문회로 운영하겠다는 야당 입장에 대해서는 “그것은 운영의 문제이고, 제가 말하는 것은 제도의 문제”라며 “제도 신설이기 때문에 다르게 봐야 하고, 운영을 잘하고 못하고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박근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대통령 권한을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내달 7일 국무회의 직전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법제처를 중심으로 법안을 검토 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