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휴대폰 판매점 "살 길 막막...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해야"

중소 휴대폰 판매점이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동통신 유통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소 휴대폰 판매점이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동통신 유통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소 휴대폰 판매점이 경영난을 호소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이동통신사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판매점이 늘어나는 반면에 중소유통점은 줄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과 같은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와 이통사는 바짝 긴장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참여연대, 통신공공성포럼, 통신소비자협동조합,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전국유통상인연합회와 공동으로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이동통신 유통점 생존권 보장을 위한 정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KMDA가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해 연 대규모 기자회견은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래 처음이다.

KMDA와 6개 단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직영점 확대와 대기업의 대형 유통점 확장으로 `중소유통점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동통신 유통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중소기업 적합업종 보호특별법 제정 △중소유통점 생존권 보장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KMDA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전 1만2000개이던 중소유통점은 지난해 말 1만1000개로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이통 3사의 직영점은 1100개에서 1487개로 35% 증가했다. 대형 유통 A사의 매장은 2013년 322개에서 440개로 늘었다.

박선오 KMDA 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통 3사의 직영점과 대형 유통점은 지금도 문어발식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방치하면 이통의 골목상권 위기는 심화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MDA는 청년실업 문제도 지적했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이동통신 판매점은 30세 미만 청년층 고용률 17.7%로 주요 서비스 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 옷가게(8.1%), PC방(8%), 화장품가게(7.6%), 패스트푸드점(6.9%) 등과 견줄 때 차이가 크다. 2~3명이 근무하던 매장이 `1인 매장` 체제로 급변하고 있다고 KMDA는 덧붙였다.

KMDA는 대기업 유통점은 살고 중소유통점은 죽는 배경으로 `중첩된 법외 규제`를 지목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이통 3사 공동으로 중소유통점·대리점에만 가하는 법외 규제가 10여개(전산차단, 페널티, 구상권, 영업정지 등)에 이른다는 것이다.

대기업 유통점의 편법 우회보조금도 언급했다. 자금력의 우위를 이용해 대기업 유통점에만 우회보조금을 주고 중소유통점은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KMDA는 전용카드 할인, 쿠폰 할인, 마일리지 할인, 휴대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임직원 복지 할인 등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이통사가 중소유통점에 부가서비스와 고가요금제 유치를 유도하고는 막상 유치하면 단속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정부가 시정해 줄 것도 요구했다.

KMDA와 시민단체는 무너지는 중소유통점을 살리려면 이통 유통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KMDA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회견에 참가한 시민단체들은 20대 국회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보호특별법 제정과 중소유통점 문제를 연계하기로 했다.

박선오 위원장은 “정책 당국의 잘못된 정책으로 중소유통점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중소유통점을 살리기 위한 적극적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