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체 라인업에 하이브리드(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 모델을 도입한다. 디젤 엔진 중심인 SUV 제품군을 친환경 모델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는 올해 HEV 소형 SUV `니로`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 중형 SUV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디젤 HEV 모델을 선보인다.
24일 현대·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에 국내 최초로 디젤 HEV 시스템을 적용한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쏘렌토 HEV는 국산 중형 SUV 가운데 처음으로 HEV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이기도 하다.
쏘렌토 HEV는 1.7리터 디젤엔진에 35㎾ 전기모터, 48V 리드 카본 배터리 등을 추가한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전기모터는 슈퍼차저를 대신하는 `전자식 슈퍼차저`로 이용된다. 이는 일반 슈퍼차저와 달리 차량의 동력을 소비하지 않고도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린다. 또 감속할 때 버려지는 엔진 동력 에너지를 벨트구동 방식의 전기모터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변환, 배터리를 충전한다.
쏘렌토 HEV에 적용되는 HEV 시스템은 동급 디젤엔진에 비해 최고출력 25%, 최대 토크 15%, 연비 20%가량 우수하다.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도 약 20% 감소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유럽기술연구소와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해 국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예정”이라면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T-하이브리드`라는 콘셉트로 공개된 이후 양산 차에 적용하는 것은 쏘렌토(프로젝트명 UM)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니로, 쏘렌토에 HEV 시스템을 적용한 데 이어 SUV 전체 라인업에 친환경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디젤엔진 중심으로 구성된 SUV 라인업에 친환경 모델 비중을 높여 점차 대체시키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 모델을 총 26종으로 늘리고 전체 판매량의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8년 3월에 1회 충전거리가 800㎞에 이르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출시한다. 현재 8000만원대인 판매가격도 3000만~4000만원대로 낮출 예정이다. 싼타페 후속 모델에도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스포티지에 기반을 둔 FCEV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 복합연비 24.3㎞/ℓ 기준을 맞춰야 하고 질소화합물 배출량도 현재보다 90% 이상 감소시켜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내연기관 엔진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니로, 쏘렌토 등으로 친환경 SUV 접근성을 높이고 앞으로 EV, FCEV 등 다양한 형태를 출시해 디젤 중심인 SUV 시장을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