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분사한 벤처기업이 해외 투자 유치에 연이어 성공했다.
사업 성패를 따지기에는 이른 초기 단계지만 대기업의 새로운 벤처 실험은 반갑다. 벤처, 스타트업의 젊은 도전 정신을 흡수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그 자체로도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작지만 강한 벤처기업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사내외 벤처제도가 국내 대기업의 새로운 기업 문화로 확산될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 분사 1호 벤처기업 이놈들연구소는 중국 창업방과 DT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시곗줄에 달린 체전도 유닛을 통해 증폭된 소리가 손끝을 통해 고막으로 전달되는 시제품만 내놓았다. 이 제품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첫 공개된 이후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
LG전자 사외벤처 1호 에이캔버스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처음에 목표한 10만달러 모금을 조기 달성했다. 에이캔버스는 `디지털갤러리` 프로젝트로 많은 그림이 있는 콘텐츠를 디지털 액자로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나섰다. 모금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자금 조달까지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인정하는 대표 전자회사다. 이들은 이미 조직이 세팅된 대기업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같은 큰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만큼 작은 아이템에는 집중이 힘든 구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사내외 벤처 시도가 성과를 나타내는 점은 고무적이다.
벤처나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달리 유연하다. 무엇보다 의사 결정이 빠르다. 대기업이 주목하기 힘든 작은 아이템에서도 사업화에 나설 수 있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획기적으로 늘어야 한다.
우리 대기업의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존의 사업에 몰입돼 도전보다는 관리에,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기존 영역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말도 나온다.
대기업의 벤처 실험은 장점이 많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고, 성공 시 과실이 크다. 설령 실패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조직원이 체득한 `경험`은 고스란히 회사의 자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