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리더스포럼]채연석 UST 교수 "우리는 신기전 개발한 민족…달탐사 무리없어"


24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에서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신기전과 달 탐사`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24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에서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신기전과 달 탐사`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1448년의 조선은 로켓 강국이었습니다. 우리는 신기전을 개발한 민족으로서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교수는 24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에서 `신기전과 달탐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채 교수는 세종 때인 15세기에 세계적으로 우수한 로켓인 신기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1975년 11월 역사학회에서 `주화와 신기전 연구-한국 초기(1377∼1600) 로켓 연구`를 발표하며 세상에 처음 알렸다. 신기전은 2008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40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는 “어린 시절에 내가 만든 로켓이 발사돼 우주로 가면 멋지지 않을까 하는 꿈을 품었다”면서 “중국에서 만든 최초 로켓은 화약 같은 것을 넣은 형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무선이 화약으로 무기를 만들었는데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연구해 찾아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종 때 편찬된 문헌에서 설계도를 찾아내 학계에 알렸다. 화살을 장착한 로켓인 신기전은 우리나라에 존재했다. 현존하는 로켓 설계도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채 교수는 설계도로 신기전을 복원해 수차례 시연 발사를 하기도 했으며, 성공을 거뒀다. 설계도에는 0.03㎝를 `리`라는 단위로 사용했다. 리의 10분의 1 단위로 `모나 호`를 사용했다. 그는 “그 당시 머리카락 굵기만큼 정밀한 측정 단위를 쓴 것을 보면 놀랍다”면서 “우리 민족은 그만큼 눈썰미나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신기전은 과거에 `통신`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험해 보니 발사각 70도에서 500m를 날아간다. 포에서 큰소리가 난다”면서 “날씨가 흐리거나 우천 시 신기전을 이용해 통신을 하거나 왜구가 침입하면 강 건너편으로 신기전을 쏴서 미리 알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교수는 우리 로켓의 뿌리를 찾게 되자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일하면서 국내 최초로 액체추진 로켓(KSR-Ⅲ)을 개발했으며, 단 한 번에 성공시켰다. 그는 “KSR-Ⅲ는 3000개의 부품이 들어갔는데 100% 국산화에 성공했다”면서 “성공은 기적에 가까웠다. 비용 문제로 시험용 발사체가 없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 하나의 추진체로 성공시켰다”고 부연했다.

KSR-Ⅲ가 성공하면서 바로 나로호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채 교수는 2002~2005년 항우연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나로우주센터 건설과 나로 우주발사체 사업을 출범시켰다. 2013년에 우리나라는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

현재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 달 탐사가 진행되고 있다. 채 교수는 “우리는 신기전을 가진 민족으로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면 2018년을 목표로 하는 달 탐사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