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대신 요금·서비스 경쟁 펼쳐야
이동통신사 보조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아예 보조금을 폐지했고, 일본과 중국도 줄여나가는 추세다.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 각국에서도 개별적으로 폐지한 이통사가 많다. 정부도 보조금을 줄여 요금인하와 설비투자를 유도한다는 기본방침을 세웠다.
보조금 감소는 필연적으로 요금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통사만 이익을 본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인위적 요금 인하보다는 시장경쟁 활성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 올해 알뜰폰 육성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일부 인위적 정책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5세대(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등 신성장동력 투자를 적극 장려해 산업 활성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단말기 가격이다. 휴대폰이 여전히 비싼 상황에서 보조금을 줄이면 소비자 반발이 클 수 있다. 통계청 통계에서 보듯 5년 간 순수 통신요금(가구당 월평균)은 1만원 이상 내렸다. 반대로 단말기값 통계는 10배나 올랐다. 그렇다고 글로벌 경쟁을 하는 제조사에 국내 가격만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는 시장 경쟁에 기대를 걸었다. 보조금 대신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면 자연스레 단말기값 인하 경쟁도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통사, 제조사,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점 간 고객유치 경쟁이 펼쳐지면 단말기값도 내려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20% 요금할인 확산에 따른 `단말기 자급제` 정착도 기대해볼 만하다.
여전히 중소 유통점은 숙제로 남는다. 자생력을 키우지 못하고 이통사 보조금에 전적으로 의존해온 결과다. 이통사 보조금이 줄면서 `저비용·고효율` 체제가 정착되면 중소 유통점은 설자리가 좁아진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휴대폰 판매점 수는 화장품 가게·실내장식가게·편의점에 이어 30대 생활밀접업종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대리점이나 직영점, 제조사 유통점까지 더하면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중소 유통점 연착륙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중소유통점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급격한 변화를 막아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고 이통사 직영점 주말영업 전면금지(5월) 등 상생협력 정책을 내놨다. 중소유통점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IoT 등 휴대폰 이외 다른 통신상품을 판매하는 등 생존력을 높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방송통신기술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낸 보고서(단말기유통분야 인력수급조사 및 실태분석)에서 “우리나라는 이동통신 및 단말기 유통에 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개발돼 있지 않다”며 “단말기 유통분야 종사자가 체계적인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