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한민국 ICT 명품인재, 열매를 맺다

명품은 비싸다. 작은 차이로 값어치가 달라진다. 이유는 바로 그 차이에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재에도 명품이 있다. 이들의 차이는 창의와 융합이다. 창의와 융합은 현정부 정책 기조인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융합시대를 맞아 창의융합인재 양성에 관심이 쏠린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우수 인재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들만이 다가오는 융합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가 나섰다. 바로 `ICT 명품인재 양성사업`이다.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자원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ICT 명품인재 양성에 팔을 걷어붙인 건 지난 2010년부터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같은 대학 연구소를 설립해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우수 인재를 ICT 분야로 끌어들이려는 속내도 물론 있다.

대학ICT연구센터(ITRC)가 주도했다. 대학에 결집해 있는 석박사급 인적자원을 활용해 ICT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갖춘 고급 연구인력을 양성한다. 2000년부터 ICT 분야 R&D 역량을 갖춘 석박사급 고급인재 양성을 통해 신성장동력 및 신산업 창출에 기여해 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를 위해 파격적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창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교수에게 획기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바이오칩이나 u헬스, 지능형 로봇, 인공지능 등 ICT 융합 분야 교육과 연구에 집중토록 했다. 지원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파격 지원은 학생에게도 해당된다.

ICT 명품인재 양성사업에 선발된 학생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기숙사 제공과 연구 활동 지원은 물론이고 개인학습 공간이나 해외 연수, 학회 참석기회도 얻는다.

연구 분야는 유망산업, 기술동향 등을 고려해 `ICT 컨버전스` 연구가 중점이다.

교과과정은 연구·실습 활동, 다학제 중심으로 구성했다. 연구·실습 활동 위주로 교과과정을 설계했다. 학위 취득도 연구 비중을 높여 이론·논문 위주 교육을 완전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교과목 이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교수 지도에 따라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교과목을 듣게 했다. 공학뿐만 아니라 인문·경영 등도 습득하게 한다.

예산은 연간 170억원 규모다. 1인당 연간 1억원 연구 지원금을 받는 셈이다. 정부에서 30%가량 지원하고 나머지는 포항·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포스코·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힘을 보탠다.

다른 분야에서 충분히 견제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임에도 명품인재 분야를 ICT로 국한한 것은 정부가 ICT 특성과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증거다. ICT는 창의적인 사고를 현실로 만들고 이종 산업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현재 연세대, 포스텍, 한국뉴욕주립대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실습 위주의 ICT를 중심으로 인문·경영·예술 등 다학제적 교육과 도제식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SCI 논문 330건, 특허 출원·등록 201건 등의 연구성과를 도출했다.

포스텍 미래IT융합연구원은 이러한 과정에서 세계 수준의 3D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 주원인인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기술이다. 올해부터 국민안전처와 지자체 협조로 국공립 유치원 어린이 통학차량에 설치를 추진 중이다.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은 유럽 최대 첨단세라믹소재연구소인 독일 프라운호퍼 IKTS,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와 함께 국제공동연구소(GRL-FYK)를 설립키도 했다.

전반적으로 R&D투자생산성도 2005년 1.9%에서 2015년 15.8%로 크게 상승했다. 성과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ITRC 사업이 △ICT R&D 로드맵과 연계된 입찰제안서(RFP) 도출 △개방형 공동연구 △센터 간 경쟁시스템 △산학협력 중심 평가체계 등으로 계속 발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미래부 측은 설명했다.

ICT 명품인재 양성사업은 올해로 7년째다. 투자가 끝나고 성과를 내는 시기가 도래했다. 명품인재로 뽑힌 대학 신입생이 졸업해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본격 연구활동에 들어가 결실을 준비하는 단계다.

현재까지 ITRC로 배출된 석박사급 인력만 1만2607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ICT 분야 졸업생의 12.9% 수준이다. 논문성과도 SCI(E)급 1만386편, 국내외 특허 1만1536건에 달한다, 기술료 수입만 해도 약 230억9000만원이다.

중요한 것은 이게 끝이 아니다.

사업 로드맵을 보면 내년에 성과를 고도화하는 단계로 접어든다. 시기상으로도 10년 사업 마지막 단계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최근 열린 ITRC포럼에 나온 인재들을 봐도 1년 전과 비교해 사뭇 다르다. 뜸이 들었다. 인재들이 선보인 기술 면면을 들여다보면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이 상당수다.

최근 열린 ITRC포럼에서는 32개 대학연구센터 연구성과와 보유기술을 전시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실생활을 접목한 생활밀착형 주제를 발굴하고 24개 대학, 32개 연구센터를 5대 분야로 묶었다. △스마트 콘텐츠 △IoT 및 스마트 디바이스 △ICT 창의융합 △스마트 통신 및 서비스 △SW클라우드 및 정보보안 등 5개 주제를 센터별로 묶어 테마 중심으로 진행했다.

여현 ITRC 협의회장은 “ITRC 지원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ICT 융합전문인력 양성 사업으로 그간 우리나라 ICT 발전과 고급 인력 양성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며 “ICT 융합인재는 석박사 논문을 쓰면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실전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신입사원 교육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해도 성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획]대한민국 ICT 명품인재, 열매를 맺다

고 말했다.

ICT명품인재양성사업 단계별 내역

사업 주요성과

대학별 추진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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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