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이 출범 이후 2조원의 가계통신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가 지속되는 등 자립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회장 윤석구)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가계통신비 절감액을 2조3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 국민이 한 달 동안 휴대폰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알뜰폰 가입자가 이동통신을 사용했을 때와 알뜰폰을 사용했을 때 내는 통신비 차액을 계산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이통사 3만6481원, 알뜰폰 1만6026원(후불 기준)이다. 알뜰폰 이용자는 월평균 2만455원, 연간 24만원을 아끼는 셈이다. 절감률이 56%에 이른다. 협회는 지금 추세를 이어 가면 2017년 3조원, 2019년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뜰폰은 2011년 7월 공식 도입 이후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이통사 네트워크를 임차해 통신 품질이 같다는 인식이 주효했다. 2012년 10월 1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초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3월 말에는 625만명이 가입했다. 이동통신시장을 10% 넘게 차지하며 이통 3사에 이은 제4 이동통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협회는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 간다면 2017년 700만 가입자에 이어 2019년 800만 가입자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800만 가입자는 대략 이통 시장 15%에 해당한다.
내실은 아직 부족하다. 협회는 지난해까지 알뜰폰 사업자 누적 영업적자가 3000억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지난해에만 500억원 적자다. 적자 규모가 2013~2014년 900억원대에서 줄어들고는 있지만 흑자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공식 도입하기 이전부터 알뜰폰 사업을 해 온 선발업체 일부가 흑자를 달성했다. 나머지 대다수 업체는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를 회수하지 못했다. 매출 기준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3%대에 그친다.
알뜰폰 협회는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자립 기반을 가입자 800만, 시장점유율 15%로 보고 이전까지는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협회는 제3 이통사인 LG유플러스 시장점유율이 15%를 넘을 때까지 정부가 지원을 계속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협회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사업 시작 8년 만에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했고, 지금은 20%를 넘어서며 유효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면서 “전파사용료도 차등 납부토록 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가 시급하게 요청하는 것은 전파사용료 추가 면제다. 지난해 한 차례 연장된 면제 기한이 오는 9월 끝난다. 추가 면제가 없다면 가입자당 월 461원, 알뜰폰 전체로는 연간 300억원 안팎의 전파사용료를 내야 한다. 지난해 적자액 500억원의 60% 지출이 발생하면서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협회는 우려했다. 현재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파사용료 납부 시 가격 상승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감소하는 역주행이 예상된다”면서 “현 정부의 공약인 `가계통신비 인하`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알뜰폰에 정부가 지원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가계통신비 절감액 추정(누적 기준, 단위 억원 / 자료:알뜰통신사업자협회)>
<알뜰폰 가입자 추이 및 전망(단위 만명 / 자료:알뜰통신사업자협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