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 분말 공장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스마트공장으로 거듭난다. 공장 설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생산 공정 모니터링과 제품 품질을 관리한다. 최근 표준으로 합의된 산업용 IoT도 적용했다.
현대제철은 MDS테크놀로지 IoT 사업부와 함께 `설비 예지 진단 시스템`을 구축하며 스마트 공장을 구현한다고 31일 밝혔다. 오는 10월까지 글로벌 표준 기술인 OPC/UA를 적용, IoT 환경 조성이 목표다.
OPC/UA는 공장 설비에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IoT 플랫폼과 연결하는 통신 프로토콜이다. 가령 제철 공장 용광로에 온도를 측정하려면 센서를 부착해야 한다. 용광로 온도뿐만 아니라 애토마이저(분무기) 압력, 건조기 수분량, 컨베이어 벨트 속도 등 데이터는 모든 설비에 포함된 센서에서 만들어진다.
OPC/UA는 센서와 통신할 수 있는 일종의 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IoT 플랫폼과 연결하는 통로인 셈이다. 센서와 주고받는 통신이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이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멘스·로크웰·미쓰비시 등 주요 장비 제조사가 각기 다른 통신 방식을 설비 센서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OPC/UA를 활용하면 특정 기업 제품이나 통신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IoT 환경을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기존 개별 공정을 따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지만 통합 관리는 쉽지 않았다. 공정 과정과 결과물인 제품 품질 간 상관관계도 분석하기 힘들었다. 제품 품질이 불량이거나 설비가 고장나면 사람이 직접 나서 문제를 파악했다.
현대제철 스마트 공장이 완성되면 IoT로 흩어져 있던 공정·품질·설비 상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공정으로 만들어진 시제품에 불량이 생기면 어떤 공정 과정이 잘못돼 있는지 비교 분석 후 원인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MDS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산업용 IoT 플랫폼 `씽스핀(ThingSpin)`이 적용된 첫 스마트공장 사례다. 씽스핀은 OPC/UA 게이트웨이에서 통합된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 분석과 기계 학습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양방향 제어가 가능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처리할 수 있다.
MDS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대처하는 사후 대응체계였다”면서 “씽스핀을 활용해 설비 이상 유무를 미리 파악,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에 구축하는 시스템을 설비 `예지` 진단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산 IoT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주요 스마트 공장 구축 사례로도 남을 전망이다.
OPC/UA= 세계 시장에 통용되는 산업용 IoT 표준 통신. 최근 미국 산업인터넷컨소시엄과 독일 인더스트리4.0 컨소시엄이 표준으로 합의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공장을 실현하는 핵심 통신 기술로 인식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