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원 구성 협상에 본격 나선 가운데 주요 `알짜배기`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누가 `파워` 있는 자리를 꿰차느냐에 따라 국회의 운영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직은 물론 실질적인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정부 예산안을 좌우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청와대를 국정감사할 수 있는 국회운영위 등이 대표 `빅3` 핵심 상임위다.
이들 상임위가 국회의장직 협상과 맞물려 배분이 완료되면 나머지 상임위 교통정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여전히 어느 당이 어떤 상임위를 가져갈 지 `안갯속`이지만 정치 이슈에서 한발 떨어진 상임위 자리는 사실상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위원장 후보도 일찌감치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현안 산적` 산자위·미방위…야권 경쟁 `후끈`
통상 야당 몫으로 배정되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직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두드러지는 후보가 거명된다. 더민주는 홍영표 의원, 국민의당은 장병완 의원이 대표 후보다. 두 후보 모두 3선 의원이다.
홍 의원은 19대 국회 후반기에 산업위 간사,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어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서 최근 산업구조 개편 방향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상임위 배분 과정에서 산업위가 여당인 새누리당으로 갈 경우 조경태 의원과 이철우 의원도 위원장 후보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자리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독점해 왔으나 이번 국회에서는 야권에서 적극 탐내고 있다. 후보군으로 6~7명이 거론될 정도로 자리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더민주에서는 19대에서 미방위 위원을 지낸 3선의 노웅래, 유승희, 김영춘 등 의원들이 거론된다. 유승희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야당 측 미방위 간사를 지냈다. 유일한 여성 후보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더민주에서 서울 용산구 후보로 나와 당선된 진영 의원도 미방위 상임위원장직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서는 5선 심재철 의원, 4선 김재경·강길부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재경, 강길부 의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각각 진주 우주항공산업단지 조성과 울산과기대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밖에 국회 문방위원장을 지낸 한선교 의원이 경기 용인 병에서 4선에 성공하면서 미방위 복귀가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경제 상임위` 기재위·정무위…여야 치열한 `샅바싸움`
여야 3당 모두 `경제살리기`에 주요 역량을 집중하면서 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당초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한 곳씩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민의당에서도 요구하면서 셈이 복잡해졌다.
경제 기획, 예산 정책을 맡고 있는 기재위원장 자리에는 17·18대 국회 내내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한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의원은 당내 `경제통`으로 불린다. 더민주에서는 김영춘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정무위원장직 경쟁 역시 치열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이진복 의원과 김용태 의원, 더민주에서는 김현미 의원과 민병두 의원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분할 논쟁` 교문위·환노위…야당 후보군 `박 터진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는 여전히 상임위 분리 문제가 논의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 야당 목소리가 큰 대표 상임위로,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문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나 누리과정 예산 문제 등 커다란 이슈가 있어서 야당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임위 가운데 하나다.
19대에서는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직을 맡았다. 박 의원은 여전히 교문위에 남아 있기를 원하지만 2연속 상임위원장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더민주에서도 교문위를 적극 노리고 있다. 4선 안민석 의원이 위원장직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3선의 노웅래 의원도 교문위를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1, 2, 3지망을 모두 교문위로 써 낸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거론된다.
새누리당에선 김세연, 김학용 의원도 교문위원장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원장으로는 3선의 홍영표 더민주 의원이 유력시되고 있다. 홍 의원은 한국지엠 부평공장 노조를 만든 주역으로, `노동전문가`로 통한다. 이 밖에 3선의 노회찬, 심상정 의원도 환노위원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 관계자는 “사실상 새누리당에서 환노위는 기피 대상 1호 자리”라면서 “당장 처리해야 할 가습기 살균제 문제 등으로 국민과 야권의 공세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나설 주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더민주 몫이던 국토교통위원장 후보로는 4선 당선인 조정식 의원과 3선 당선인 백재현 의원이 오르내린다. 보건복지위원장 후보군에는 4선에 오른 양승조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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