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사업자와 중소 콘텐츠 업체가 힘을 합쳐 상생모델을 선보였다. 플랫폼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체인 캐리소프트는 유료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2월 유튜브에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던 캐리소프트에 유료 VoD 서비스를 제안했다. SKB는 캐리소프트 콘텐츠가 돈을 내고도 볼 만큼 재미있다고 판단했다. 캐리소프트는 1인 진행자 `캐리`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권원숙 캐리소프트 대표는 “당시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영상을 굳이 IPTV에서 돈내고 보는 이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SK 제안으로 유료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캐리소프트는 SK의 IPTV Btv에서 캐리소프트 주문형 비디오(VoD) 구매 건수가 월 10만건이라고 밝혔다. Btv 키즈 VoD 매출 상위 10%에 속한다. 스마트폰이 아닌 TV 큰 화면으로 아이에게 캐리 소프트 영상을 보여주고 싶은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SK는 캐리소프트와 손잡고 키즈 콘텐츠를 강화할 수 있었다.
캐리소프트는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 IPTV 유료 VoD 서비스도 시작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만들어졌다. 캐리소프트는 국내 MCN 중 순익을 내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MCN 주요 모델인 무료 유튜브 영상만으로는 큰 수익을 얻기 어렵다. 유튜브 광고 수익이나 조회 수만으로는 큰 매출이 불가능하다.
캐리소프트는 유료 VoD 매출에서 라이선스, 광고, 부가적인 공연 수익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캐리소프트는 올해부터 캐리, 캐빈, 엘리 등 캐릭터 사용권으로 라이선스 수익을 얻고 있다. `패밀리쇼! 캐리와 장난김친구들` 뮤지컬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TV에도 진출했다. 캐리는 KBS2 어린이 프로그램 `TV유치원`에서 `캐리와 냠냠밥상`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인기를 바탕으로 캐리소프트는 중화권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3월부터 캐리소프트는 유튜브에 중국어로 더빙한 채널을 열었다. 구독자만 1만8000명을 넘었다. 누적조회수는 1000만을 넘었다.
SK브로드밴드와 캐리소프트의 상생모델은 현재 진행형이다. SK브로드밴드는 캐리소프트 제작 지원을 검토 중이다. Btv에서만 서비스하던 캐리소프트 콘텐츠를 모바일 IPTV `옥수수`에서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SK브로드밴드와 캐리소프트 사례는 유료방송 플랫폼과 군소 제작업체의 상생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