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를 배우자

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가 손잡고 커넥티드카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의 최대 인터넷 업체와 자동차 업체의 협업 비즈니스가 예사롭지 않다. 알리바바는 미국 아마존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상하이자동차도 현대자동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들의 조합이 미국 주도의 커넥티드카 시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과 자동차 강국인 우리나라로서는 한 발 늦어 아쉽다. 협업 비즈니스 혁신 모델이 중국보다 먼저 나왔어야 했다. 지금 우리 산업계는 융합을 외치지만 기업마다 대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다. 협업보다는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정서가 강하다. 지난해 자동차 융합 콘퍼런스에서 자동차와 전자업체 임원들이 공개 석상에서 협업 비즈니스가 안 되는 것을 서로 남 탓으로 돌리는 낯 뜨거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의료 정보기술(IT)이 지지부진한 것을 두고도 의료계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서로 네 탓 공방을 펼치는 장면도 자주 목격된다.

남은 믿지 못한다는 불신과 새로운 부는 자신이 독식해야 한다는 뿌리 깊은 배타성 및 이기주의가 근원에 깔려 있다. 지극히 낮은 인수합병(M&A) 성사율이나 스타트업 투자에서도 이런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 융합`이 핵심이다. 분야별 전문 기업들이 서로의 강점을 공유할 때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보화 강국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커넥티드카 시장은 구글, 애플 등 미국 글로벌 기업이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다. 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가 동맹군을 형성한 것은 이런 현실을 감안한 전략 카드다. 후발 주자로서 벌어진 격차를 줄이려면 백지장도 맞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ICT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이 많다. 현대자동차도 글로벌 메이저 자동차 회사다. 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보다 더 좋은 그림을 얼마든지 그릴 수 있다.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드는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