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알파고 사건이 보여주듯이 인공지능은 어느덧 엄청난 수준으로 발전했고 인간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었던 행위까지도 대신하고 그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자율주행 자동차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말 그대로 다양한 센서와 제어시스템을 컨트롤하는 인공지능(AI)으로 운전자 도움 없이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입법 예측결과를 제공하는 법률분석 플랫폼 피스컬노트에 의하면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미국에서는 2011년 네바다주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시건주 등에서 자율주행차가 도로에서 시험운행할 수 있는 근거 법률이 이미 제정됐다. 현재도 미국 연방 또는 각 주 차원에서 자율주행차에 관한 정의, 연구, 실험, 보험가입 등에 관한 각종 법안이 계속 제출되고 있다.
미국은 자율주행차가 더 빨리 상용화될수록 교통사고가 많이 줄어들 수 있고 그로 인해 무고한 인명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율주행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40억달러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율주행차 관련 가이드라인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지난 2월 구글에 보낸 서한에서는 자율주행차를 모는 AI도 사람처럼 연방법령에 규정된 `운전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주기도 했다.
자동차의 자동화 정도는 보통 0단계에서 4단계로 분류되는 데 주차를 비롯한 모든 기능을 자동차가 스스로 수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4단계로 본다. 현재 기술력은 2단계로 볼 수 있는데 특정 조건에서 모든 안전 제어 기능을 차량이 스스로 제어하는 3단계를 이루기 위해 현재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IT업체가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가장 먼저 기술개발에 매달린 업체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IT업체다. 구글은 2010년에 자율주행차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4년 자율주행차 시제품을 공개했다. 구글은 그 뒤 자동차 업체인 포드와 협업을 시작했다.
중국의 인터넷 검색 업체인 바이두는 독일 자동차업체인 BMW와 협력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애플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타이탄을 추진하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유명한 블랙베리나 그래픽카드로 유명한 엔비디아 등과 같은 업체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솔류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전통적 자동차 제조업체도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 들었는 데 벤츠와 아우디 등과 같은 독일 업체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닛산과 혼다 등 일본 업체는 2020년까지 상용차를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등 전통적 자동차업체와 IT업체 간 이합집산과 각개약진이 활발하다.
해외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하면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지정하고 2월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실제 도로상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다행이다. 비록 후발주자지만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사업자의 적극적 투자와 연구개발, 정부의 선제적이고도 과감한 규제 개혁, 국민들의 열렬한 관심 등이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나라 자율주행차가 세계를 누비는 미래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