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임기 개시 열흘만에 새누리당이 원 구성의 첫 단추인 의장직을 더불어민주당에 양보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원(院) 구성 협상이 중대 고비를 넘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핵심 상임위원장 배분이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어 원구성이 최종 마무리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저희 당은 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새누리당 서청원(8선) 의원이 의장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여야를 통틀어 현역 최다선인 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의장 후보로 꼽혀 왔다.
이로써 교착 상태에 빠졌던 여야 협상이 극적으로 물꼬를 트게 됐다. 더민주에선 당내 `교통정리`가 남았다.그 동안 차기 의장 출마 의사를 밝혀온 의원으론 문희상·이석현·정세균(이상 6선·가나다순)·박병석·원혜영(이상 5선) 등 총 5명으로, 치열한 경선을 펼치게 됐다.
이와함께 여전히 운영·법제사법·정무·기획재정·예산결산 등 핵심 상임위원장의 여야 배분 문제가 난제로 남아있다. 여야 의석수를 토대로 한 상임위원장직 배분 원칙에 따라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각각 8개, 국민의당이 2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는다. 법사·운영위원장은 국회의장을 맡지 않는 여당이 맡는 걸로 의견이 조율된 상태지만 나머지는 아직 협의된 것이 없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의장직을 전격 양보하면서 앞으로 상임위원장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늦었지만 총선 민의 수용하는 태도를 환영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