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임기 개시 열흘 만에 여야 3당이 원 구성 협상에 전격 합의했다.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부의장 1명과 국정운영 핵심 상임위 8곳을 여당인 새누리당이 갖는 모양새다. 캐스팅보트 역을 톡톡히 한 국민의당도 국회 부의장과 상임위 2곳을 챙겼다.
난항에 빠졌던 개원 협상은 8일 새누리당이 의장직을 더불어민주당에 양보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의장 대신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새누리당이 갖는 것으로 정리되면서 나머지 상임위원장은 일사천리로 교통정리됐다. 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는데 이어 13일 오전 10시 20대 국회 개원식을 갖는다. 개원식 뒤 18개 상임위원회 위원장도 선출된다.
새누리당 정진석·더민주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여야 3당 원내 수석부대표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운영·법사위 외에 기획재정·정무·안전행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정보·국방위원장 등 8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 청와대를 관할하는 운영위와 상원 역할을 하는 법사위를 모두 확보했다.
더민주는 예산결산특별·환경노동·외교통일·보건복지·국토교통·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여성·윤리위원장 등 8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산업통상자원위원장 등 2개 상임위원장이 배정됐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극적으로 풀린 데는 여론이 크게 작용했다. 3개 원내교섭단체는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등 모든 라인을 총동원해 치열한 막판 협상전을 펼쳤다. 8일 오전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포기하면서 협상이 급진전됐고, 이날 오후 3당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다시 만나 협상의 가닥을 잡았다.
여야 3당이 원 구성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더민주에서 차기 의장 출마 의사를 밝혀온 의원으론 문희상·이석현·정세균(이상 6선·가나다순)·박병석·원혜영(이상 5선) 등 총 5명으로, 치열한 경선을 펼치게 됐다.
국회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한 자리씩 맡게 된 가운데, 여당에서는 김정훈 의원이 유력하고 국민의당에서는 박주선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9일 오후 2시 본회의 의장단 선출에 앞서 각 당은 이날 오전까지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한편, 상임위 정수 관련 협의는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실무협상을 통해 조정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