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최저 1.25%로 인하...구조조정 후폭풍 대비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끌어내렸다. 금리 동결이 우세하다는 시장 예상을 뒤엎은 결정이다. 조선·해운업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량실업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은은 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1.2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작년 6월 1.75%에서 1.50%로 내린 이후 1년만이다.

금리인하는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행보다. 금융시장에선 오는 14일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등 국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일정을 앞두고 있어 금리동결 전망이 우세했다.

금통위가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한국경제 최대 이슈로 부상한 기업 구조조정 후폭풍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경제의 하방 위험(리스크)이 커졌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글로벌 교역 부진 정도가 생각한 것보다 큰 것으로 판단했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하방 리스크가 있는 점을 감안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회복을 지원하려면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이 같이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기준금리 인하는 정부 구조조정 계획과 무관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어제 정부가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국책은행 자본 확충 방안은 재정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명시했고, 2017년도 예산에 현금 출자를 반영하기로 한 만큼 국회의 동의를 전제로 만들었다. 큰 틀에서 국민적 공감대라는 원칙이 지켜졌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생각에 잠겨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생각에 잠겨있다.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있어서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달 금리를 내려도 급속한 자본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