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글로벌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연중최고치를 기록한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만에 2000선을 내주고 1980선마저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7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13일 코스피지수는 16.60P 내린 2001.03으로 시작한 뒤 곧바로 외국인 매도세 영향으로 2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이 사자로 맞섰지만 지수 하락을 잡지는 못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70%가 넘는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업종별로도 카드와 전기제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가 2.49%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주 다수 종목도 일제히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날 지수 하락은 이미 예견된 부분이었다. 이번주 3대 대외 이벤트가 예정된 가운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대기하고 있는 점 등이 하락 변동성을 키웠다.
여기에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미국·일본 증시 동시 상장으로 네이버 주가가 급락했고, 검찰이 롯데그룹을 겨냥한 비자금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롯데그룹주도 동반 약세를 이어갔다.
실제로 이번주는 대외 이벤트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15일 중국 상하이A주(내국인 거래 주식)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과 14~15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6일 유럽중앙은행(BOE)과 일본중앙은행(BOJ)의 금융정책회의 등 대형 대외 이벤트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경합 관계인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있다.
미국 금리 인상도 가능성은 약해졌지만 우리시간으로 16일 새벽 발표될 FOMC 성명서 등에서 금리 인상 시기 등 추후 시장을 가늠할 단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두 가지 이벤트는 환율과 금리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지수 조정 가능성이 높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23일 예정된 브렉시트 투표를 둘러싼 우려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날 우리나라 증시가 폭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영국 인디펜던트의 시장조사 결과 찬성이 55%로 이전보다 10% 이상 높아지면서 탈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불안심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대외 이벤트를 확인하면서 모멘텀·수급이 양호한 종목 중심으로 선별적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