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늘 설렘을 기대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슴 뛰는 것을 느낀 적이 까마득하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매일 설렘을 안고 살 수 있다면 어떨까.
하영재 동방데이타테크놀러지 대표는 아침에 눈 뜰 때마다 설렌다. 오늘 하루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이 설렘의 이유다.
20여 년 전 직장인으로 사회 첫 발을 내디딜 때부터 그랬다.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 회사 화장실까지 청소할 정도였다.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언제나 힘이 났다. 물론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하 대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연구한다”며 “성과도 좋지만 모든 과정이 즐겁다”고 말했다.
연구소가 있지만 기술개발은 하 대표가 주도한다. 끊임 없이 솟아나는 아이디어를 머리 속에서 꺼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다.
덕분에 동방데이타테크놀러지는 LED 전광판 관련 국내 특허만 36개다. 해외 특허도 3개나 갖고 있다. 남들은 하나 받기도 어렵다는 신기술(NET) 인증이 4개, 신제품(NEP) 인증이 2개다.
ITS학회와 한국해양정보학회, 정보기술학회 등 그가 직접 활동하는 학회만 세 곳이다. 물론 논문 발표가 주 목적이다.
교수나 과학자 대상인 과학기술훈장도 받았다. 중소업체 대표가 수훈한 것은 이례적이다. 동방데이타테크놀러지가 전광판 업계에서 기술력으로 첫 손에 꼽히는 이유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도 이 회사 제품이다.
하 대표는 “새로운 것을 찾고 익히기 위해서는 비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에만 몰두해서는 비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하 대표가 찾은 비우는 습관은 `동요`다. 성악이나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동요를 좋아해 동호회에 가입했다. 벌써 7년 됐다.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 동요를 부른다. 창작동요대회에 출전해 상도 받았다. 동호회 회원들과 음반까지 냈다.
하 대표는 “요즘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동요가 아닌 대중가요에 먼저 길들여진다”며 “자녀들을 위한 동요를 널리 알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동호회 회원 모두 자녀 사랑이 각별하다. 모임 때도 회사 직함이 아닌 아이 아빠로 불린다. 하 대표는 `현준이 아빠`다. 둘째 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첫째 아들 이름이다. 일과 가정, 취미의 균형점을 찾은 모습이다.
하 대표는 “아들에게도 있는 자리에서 항상 주인공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가르친다”며 “모든 일을 즐기면서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을 이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