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우려에 증시 위축…탈퇴 현실화 땐 1900선도 위태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동결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내내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 9일 코스피지수가 연중최고치인 2035.27을 기록한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일관된 매도세에 지수 낙폭이 커지면서 195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이번주 23일(현지시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영국으로 향해 있다.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런던 템스 강에서 선박에 탄 유명 싱어송라이터 밥 겔도프 등 잔류 지지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템스 강에서는 브렉시트 찬반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 AFP 연합뉴스>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런던 템스 강에서 선박에 탄 유명 싱어송라이터 밥 겔도프 등 잔류 지지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템스 강에서는 브렉시트 찬반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 AFP 연합뉴스>

국내 증시도 브렉시트 영향으로 지수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표일까지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지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1900~1950선 사이의 중립이하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다면 지수 1800선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변수도 있다. 지난 주말 영국 노동당 조 콕스 하원위원이 선거구민 간담회에서 브렉시트 지지자인 괴한의 총격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은 브렉시트 관련 논의를 잠정 중단됐고 현지에선 투표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 숨진 콕스 하원의원은 열정적인 EU 잔류론자였다.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브렉시트 찬성 시위를 벌이는 어선들이 런던 국회의사당 옆 템스 강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템스 강에서는 브렉시트 찬반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AFP 연합뉴스>
브렉시트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브렉시트 찬성 시위를 벌이는 어선들이 런던 국회의사당 옆 템스 강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템스 강에서는 브렉시트 찬반 시위대가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AFP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일제히 반등했다. 우리나라 증시도 지난 금요일 소폭 반등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이번주는 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의회 보고가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6월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이후 연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옐런 의장은 고용 충격과 브렉시트를 금리 동결 이유로 꼽은 만큼 21일(현지시각) 상원 연설에서 연준이 보는 국내외 경기 전망과 이후 금리인상 시점 등을 가늠할 수 있을지와 브렉시트의 경계감 등을 재확인하는 내용 등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브렉시트 우려에 증시 위축…탈퇴 현실화 땐 1900선도 위태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코스피는 1900~1,960선의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거 막판 브렉시트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실제 결과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라면 하방 리스크는 지수 1900선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렉시트 우려에 증시 위축…탈퇴 현실화 땐 1900선도 위태

국내 증시는 또 2분기 마감을 앞두고 실적 개선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고 중간배당을 앞두고 있는 등 여러 호재도 작용하고 있어 반등 가능성도 남아 있다. 브렉시트를 이미 알려진 악재라 결론이 나게 되면 지수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결과를 본 이후 주식 비중에 대해 결정하기 보다는 절대 지수 레벨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1900선 초반에서는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을 추천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