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에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소규모 인원이 함께 즐기는 액션RPG(MORPG)에서 MMORPG로 모바일게임의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19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룽투코리아가 카카오게임하기를 통해 배급하는 `검과마법`이 출시 열흘 만에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3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뮤오리진`이 4위, `천명`이 7위를 각각 차지했다. 검과마법, 뮤오리진, 천명은 MMORPG로 분류된다. 넓은 맵(MAP, 게임 내 공간)에 대규모 이용자가 함께 모여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리니지` `아이온`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PC온라인 게임이 여기에 속한다.
그동안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은 MORPG 위주였다. MORPG는 고퀄리티 그래픽과 강한 타격감을 필두로 제한된 맵에서 이용자 혼자 또는 최대 4명이 협동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대표는 “MORPG는 스마트폰 스크린을 최대로 활용하고 고퀄리티 그래픽을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원활하게 구동하는데 적당한 장르”라면서 “최근 중국에서 모바일게임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PC MMORPG를 모바일에 이식하는 시도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아직 하드웨어(HW)상의 한계가 남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 흐름이 PC 온라인 시장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검과마법, 뮤오리진, 천명은 모두 중국 개발사가 만든 게임이다. 중국은 국내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한 뮤오리진을 제외하고 100% 자체 개발력으로 모바일 MMORPG를 만들었다. 100억원이 넘는 투자에 제작 인원이 최소 수 백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성과 그래픽 퀄리티는 2000년대 중반 PC 온라인게임 수준이지만 희소성이 높아 30~40대 남성 이용자층에서 호응이 높다.
검과마법은 에뮬레이터(호환 SW)로 PC에서 즐기는 이용자도 많다. PC 플랫폼 MMORPG에 비해 하루접속자수(DAU)가 낮지만 1인당 매출(ARPU)은 높다.
게임사 관계자는 “MMORPG가 모바일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것이 증명되자 PC 온라인 MMORPG를 만들던 국내 게임사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웹젠은 국내 게임사 팀버게임즈와 함께 모바일 MMORPG `아제라아이언하트`를 개발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실시간 `PvP(이용자 간 대결, Player versus Player)`, 공성전, 진영전 등 MMORPG 핵심 콘텐츠를 내세웠다.
국내 게임사가 모바일 MMORPG 제작에 뛰어들긴 했지만 중국 게임 몸값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 엔진을 통해 중국에 본사를 둔 룽투코리아에 투자했다. 검과마법 등 MMORPG를 수급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최 대표는 “국내 게임사는 기술력 부족보다 사업 효율성이 떨어져 모바일 MMORPG에 소홀한 측면이 있다”면서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국내 개발사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현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직접 개발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수입하는 것이 효율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