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전국 병원 진료정보 공유한다

정부, 통합시스템 구축…중복검사·진료비 절감

진료정보 교류 시범사업 참여의료기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최준영 교수가 태블릿을 이용해 환자 검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진료정보 교류 시범사업 참여의료기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최준영 교수가 태블릿을 이용해 환자 검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가 이르면 2018년까지 전국 병원이 진료정보를 교류하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한다. 의사 간 협진 시스템과 개인 진료정보를 조회하는 포털도 마련한다. 이를 계기로 진료정보 교류와 데이터 통합 관리를 통한 솔루션, 서비스 시장이 개방될 전망이다.

20일 보건복지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까지 전국 병·의원 간 진료정보 교류시스템을 구축한다. 국제 진료정보 표준을 적용한 교류 시스템을 개발, 대형 병원을 거점으로 우선 적용한다. 정보 중계 역할을 하는 메타데이터 통합 저장소도 만든다.

지금의 의료기관은 시스템 간 진료정보 교류가 제한돼 있다. 환자는 병원을 옮길 때마다 CD나 문서 등 형태로 다시 제출해야 한다. 일부 상급병원에서 진료정보시스템을 구축했지만 1차병원에서 3차병원으로의 단방향 서비스에 그친다. 환자 불편은 물론 중복검사·진료 등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2014년 기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중복 촬영 등으로 월 평균 16억원이 낭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진료정보 교류시스템은 국제 진료정보 교류 표준 `IHE 프로파일`과 `H7`을 적용한다. 보건의료용어 표준을 적용하고, 진료의뢰와 회신서 작성 기능을 EMR 시스템과 연계한다. 환자 진료정보를 조회하는 포털도 만든다. 원활한 진료정보 교류를 위해 메타데이터 통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진료정보에 관한 기초정보를 한곳에 모아 병원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유한다.

우선 전국 대형 병원에 적용한다. 지역 내 최대 50개 1, 2차 병원이 연계해 진료정보를 교류한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대구시, 근로복지공단 등을 거점으로 지역 내 병원과 진료정보 교류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 부산대병원을 신규 거점으로 지정했다. 지역 내 85개 협력 의료기관과 진료정보 교류 시스템을 구축한다. 인센티브 등 지원 방안을 마련, 내년에 추가 거점을 확보한다.

거점 중심 진료정보 교류 환경이 구축되면 거점과 거점 간 교류 시스템을 구축, 2018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2018년까지는 전국 대부분 의료기관이 진료정보를 교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원 간 진료정보가 교류되면 진료비 절감이 기대된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중복검사나 의료서비스 절차 감소 등으로 환자 진료비가 종전 대비 13% 감소했다. 의료기관은 1, 2, 3차 의료기관 간 신속한 진료 서비스 지원과 협진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전국 진료정보 통합 관리도 가능하다.

각종 규제로 침체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활기를 띠게 된다. 전국 단위로 사업이 확대될 경우 전국 3000여개 병원은 진료정보 교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병원마다 다른 의료 플랫폼이 통일되면서 다양한 범용 솔루션이 진입할 기회가 열렸다. 전국 의료정보 메타데이터가 중앙에 통합되면서 분석도 가능,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여건이 마련된다.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의료 솔루션 업계가 그동안 가장 절실하게 요구한 것은 의료정보 공유”라면서 “의료정보가 공유·저장되면서 여기에 파생되는 다양한 솔루션, 서비스 시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역량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은 숙제는 보안 우려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네트워크를 통해 진료정보를 공유한다. 진료정보에 뼈대가 되는 메타데이터도 클라우드로 운영·관리된다. 폐쇄 운영되던 과거와 달리 관리 틈새가 생길 수 있다. 국제표준인 `HL7`도 보안 프로토콜이 완벽하지 않다.

장항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HL7에는 보안 프로토콜이 부족해 위·변조 가능성이 있고,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메타데이터도 보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