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24일 오전 6시 국민투표 종료와 동시에 출구조사 내용이 발표되면 알 수 있다.
한때 일부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에서 탈퇴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해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에 공포지수를 높였지만, 투표를 하루 앞둔 현지 모습은 영국이 EU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을 앞두고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이자 EU 잔류론자인 조 콕스 의원이 브렉시트 지지자로 알려진 괴한의 총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론이 반전됐다. 최근 여론조사는 잔류가 6~7%P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에 뉴욕 등 각국 주요 증시는 지난주까지 약세를 이어가다 금요일 콕스 의원 사건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우리나라 증시도 지난 20일 1.42% 상승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잔류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만 부동층이 많아 최종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영국 언론도 편을 갈라 찬반 논쟁에 나서고 있다.
만약 브렉시트 찬성으로 결론나면 금융시장은 미래 예상 가능한 부정적 시나리오가 일시에 반영될 전망이다. 질서 없는 브렉시트,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재개 가능성, 체코 등 다른 EU 회원국 연쇄 탈퇴 우려 등이 공포 심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공포로 작용하는 이유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는 데서 찾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북한 핵실험과 같은 블랙스완 성격을 가진다”면서 “발생 확률은 낮지만 실제 발생하면 경제나 금융시장에 충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에 발생 확률이 높아지면 공포심리가 가파르게 상승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는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우선 EU 회원국이 아니므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맺어야 한다. 영국은 우리나라 유럽투자 대상국 가운데 2위다. 브렉시트가 발생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환경이 악화된다면 기존 투자 위험이 높아지고 신규투자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영국계 자금 직접 유출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에 따른 해외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
국내 증시 전문가 대부분은 영국이 잔류를 택하면서 그동안 흔들렸던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증시도 조정에서 벗어나 지수 2000선을 회복하고 이달 말 중간배당 시즌과 내달 상반기 실적시즌 대비에 나설 전망이다.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잔류 시 증시는 단기 기술적 반등 장세가 예상되지만 의미 있는 흐름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고, 탈퇴로 결정 나면 코스피는 단기간 1850선 전후까지 큰 폭으로 하락한 후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