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VR 스타트업, 광주이전 러시

박대원 다윈테크 대표와 연구진들이 자체 개발한 3D프린터의 시범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박대원 다윈테크 대표와 연구진들이 자체 개발한 3D프린터의 시범테스트를 진행중이다.

만민엔터프라이즈, 이앤비소프트 등 10여 개 스타트업이 3D프린팅과 가상현실(VR) 분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광주 첨단산업단지에 잇따라 둥지를 틀었다. 트라이앵글랩, 성암아이티, 스튜디오이온 등 일부 외지 기업들은 사옥을 아예 광주로 옮겼다. 신규 일자리도 60여개 만들어졌다.

이들 기업이 광주를 선택한 배경은 광주3D융합상용화지원센터 등 고가의 연구장비와 인프라가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이다. 137억원이 투입된 센터는 연면적 602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됐다.

입소문을 타면서 11개 기업이 센터로 이전했다. 현재 빈자리가 없는 상태다.

센터에는 초정밀입형가공기를 비롯한 라이다 장비, 휴먼팩터 측정 장비, 성능평가 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장비 값만 합쳐 수십억원에 이른다. 내년까지 233억원을 들여 42종의 최첨단 3D장비를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운영자금이 넉넉지 않은 스타트업에는 고가 장비를 부담 없이 활용하고, 최신 동향 파악과 산·학·연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다.

3D프린팅·VR 스타트업, 광주이전 러시

광주테크노파크, 한국광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자부품연구원 등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3D 전문가들이 한곳에 모이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와 콜라보레이션 연구도 가능해졌다. 또 5분 거리에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 및 광주이노비즈센터 등과 인접해 기획, 특허, 기술사업화, 마케팅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도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출신인 홍인화 대표가 설립한 만민엔터프라이즈는 3D 성능평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과학고 졸업생들이 만든 이앤비소프트는 휴먼패드, 3D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쓰리디스튜디오보스 등 13곳의 회원사가 모인 광주전남3D프린팅협회도 센터에 입주해 3D 전문 인력 양성, 3D프린팅 서비스에 나섰다.

트라이앵글글랩과 다윈테크 및 소서스 등은 3D프린팅, 3D VR, 3D공간정보 등 틈새시장 발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정간I&C와 제이에이치네트웍스는 건설과 광통신분야에서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 정간I&C는 음성인식보안시스템 `레디고`와 APT 3D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에치치네트웍스는 3D사방댐관리, 무선인터넷, 임펄스레이져 등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독립원격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장성군청에서 시범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원 기관들도 3D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내고 있다.

광주테크노파크는 상용화지원센터 구축과 인프라 지원, 기술 교류, 기술사업화를 담당한다. 3D, 자동차, 가전, 금형, 에너지 등 지역 주력 산업과의 융합을 위해 광주시, 전남대, 조선대, 한국금형산업진흥회, 한전KPS 등과 기술교류회도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광주테크노파크 기획통인 김일중씨가 3D융합상용화지원센터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광기술원은 3D융합제품 생산 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3D솔루션 인력·기술·투자 등 기초 인프라 지원, 전자부품연구원은 중소기업 제품테스트 및 검증을 각각 돕고 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3D산업이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상용화까지 가기 위해서는 `킬러 아이템` 확보가 필수다. 진입 장벽이 낮은 3D프린팅, 3D가공, 3D촬영 등 단순 기술에 매달리기보다는 3D의료, 3D에너지, 3D교육 등 차별화한 아이디어와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 3D융합상용화지원센터도 내년 중순에 지원 사업이 종료되는 만큼 후속사업 발굴에 힘을 모아야 한다.

박대원 다윈테크 대표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처럼 초기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개발장비 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3D프린팅·VR 스타트업, 광주이전 러시

김일중 광주테크노파크 3D융합상용화지원센터장은 “이 사업은 2012년 초광역 연계 3D융합산업육성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광주와 대구, 구미가 손을 잡고 대한민국 3D융합산업 육성에 나선 셈”이라면서 “센터 설립 목적이 `기술사업화 허브 구축`에 있는 만큼 의료산업과 에너지, 문화콘텐츠산업에 3D기술을 입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