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이어 농수산물까지 `바이오` 뻗는다..차세대 그린 바이오 육성 본격화

정부가 `차세대 그린 바이오 육성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21일 경기도 성남시 아리바이오 연구원이 전자현미경으로 농생물 줄기세포를 관찰하고 있다. 성남=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정부가 `차세대 그린 바이오 육성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21일 경기도 성남시 아리바이오 연구원이 전자현미경으로 농생물 줄기세포를 관찰하고 있다. 성남=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농수산 영역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그린 바이오` 산업육성이 닻을 올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르면 올해 8월까지 `그린 바이오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한다고 21일 밝혔다. 식물 등 1차 자원을 바이오와 결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견인할 청사진이다.

그린 바이오는 가공하지 않은 1차 농수산물에 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종자, 의약품, 기능성 식품 등을 개발하는 분야다.

정부는 종합계획을 통해 그린 바이오 중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분야를 선정,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농림부가 주도하되 미래부, 산업부, 복지부, 해수부, 산림청 등 다부처가 참여해 계획을 수립한다. 이르면 이 달 중 산·학·연 전문가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획에 들어간다.

홍성진 농림부 종자생명산업과장은 “레드 바이오(의료 바이오) 영역 못지않게 그린 바이오 부문도 세계 7대 바이오 강국 실현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며 “그린 바이오 영역 중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부문을 선정해 육성방안을 담은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연구원 연구 장면
셀트리온 연구원 연구 장면

우리나라 기간산업이던 제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바이오`는 저성장 체제를 극복할 구원투수로 주목받는다. 바이오산업은 우리가 주력하는 반도체, 자동차 시장을 합친 것보다 크다. 셀트리온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하나로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수출액을 기록했다. 정부는 바이오산업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규제혁신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바이오 7대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그린 바이오 종합 육성계획도 연장선상에 있다. 그린 바이오는 전체 바이오 시장에서 3분의 1가량 차지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정부가 나서 미래 식량 자주권을 위한 종자 확보와 연구에 투자한다. 국민 보건을 위해 1차 자원을 활용한 신약, 기능성 식품, 화장품 개발 등도 지원한다. 1차 산업을 바이오를 결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견인한다.

종합계획에 담길 육성 대상과 방법, 예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전통 그린 바이오를 넘어 차세대 먹거리로 키울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한다.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종자 개량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ICT를 활용한 스마트팜 △천연물 추출 의약품 및 화장품, 건강 보조식품 △곤충 등 미래 식량 발굴 등이 거론된다. 화두가 되는 BT와 IT 결합을 고려, ICT 접목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한다.

홍 과장은 “이제 막 종합계획 수립 여부가 결정된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육성분야와 방법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2018년 시행 목표로 식물종자, 바이오 소재, 기능성 식품, 스마트 팜 등 다양한 분야를 놓고 육성 대상을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생물 유전자원
농생물 유전자원

관련 업계도 모처럼 활기를 띈다. 올 초 LG화학이 국내 1위 그린 바이오 기업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며 대기업 시장 참여가 가시화된 상황에 정부 정책까지 받쳐줄 경우 성장에 탄력을 받는다. 차세대 그린 바이오 먹거리를 발굴하는 만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한 시장 와 기존 사업 중복 여부를 파악해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택 단국대 식량생명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그동안 시범적 성격이 강했던 그린 바이오 영역에 산업화를 목표로 종합 육성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대기업까지 시장 참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은 산업육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