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다소 딱딱하고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다. 소비재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업종이고 긴장을 늦추면 금융 사고로 이어지는 구조 때문이다. 기업 문화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소통에 반영돼 소프트한 고객 소통 활동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금융권 소통 방정식이 완전히 변하고 있다. 광고스타일은 물론 기존 홍보물도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도록 바이럴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030세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젊은 트렌드에 맞춰 공감과 소통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디지털 환경 변화로 비대면 매출이 급증하고, 스마트 금융이 보편화 되면서 고객과 소통마케팅 활동이 어느 때보다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태생적으로 공감과 소통 콘텐츠가 다른 업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SNS기반 소통마케팅은 오히려 활발하게 전개돼 소통지형이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보수적인 금융권이 생존을 위한 처방을 발 빠르게 실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경영진 관심이다.
경영진 관심이 접목되어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곳이 바로 신한카드다. 무명의 SNS계정이 CEO 관심과 격려로 후발주자이지만 체계적인 SNS 운영과 참신한 소통 콘텐츠에 힘입어 금융권 소셜미디어 판을 흔들고 있다. 2030세대의 수요를 간파하고 소통하는 능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다. 젊은 세대와 소통에 전문성을 가진 차장급 직원을 CEO가 직접 발탁해 전담팀을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
신한카드 소셜미디어 채널은 2030세대 미래 고객의 소비와 감성 라이프 파트너로서 채널간 유기적 시너지 기반을 마련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파워 채널로 자리를 잡고 있다. 사실 신한카드는 20대에게도 높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지만, 4050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였다.
미래 고객인 2030세대에게 상품력을 필두로 판촉성 마케팅은 한계가 있어 적극적인 브랜드 소통이 필요했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 다소 늦었지만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2030에 걸맞는 콘텐츠 마케팅에 주력해야만 했다.
신한카드는 대학생과 공동으로 SNS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연구하는 스터디그룹 `신카랑`을 운영 중이다. 단순히 기업 홍보 수단인 서포터즈가 아니라 순수하게 20대 트렌드에 대해 연구하고, 커뮤니케이션 소재화하며 SNS을 통해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20대를 이해하는 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실제로 콘텐츠 아이디어가 도출돼 고객에게 선보이고 소셜미디어 캠페인에 대해 2030세대 반응과 관심을 미리 알아보기도 한다. 이들과 함께 사랑의 빵 만들기 오프라인 봉사활동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진정한 SNS 동반자로 거듭나고 있다.
페이스북 메인화면에 `라이프 컬러링 매거진`을 표방하며 매월 20대 트렌드를 반영한 재치 있는 아이템으로 테마를 선정하여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유행과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의 수요를 관찰해 포스팅 한 `페이퍼 플라워 만들기` 등을 통해 2030 세대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며 소통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 SNS 허브채널인 블로그는 2030세대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을 커버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UI와 단순 명료한 메뉴체계를 도입했고, 고객 편의성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었다. 콘텐츠도 블로그명인 `Recipe`에서 알 수 있듯이 카드사 블로그에 담길 만한 브랜드 활동, 따뜻한 금융 CSR, 카드 상품 및 서비스, 이벤트와 같은 기본 내용부터 유용한 생활 정보 및 에피소드 제공, 빅데이터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해외직구와 같은 카드사 고유의 고급 정보까지 누구나 정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콘텐츠 밸런스를 맞춘 것이 블로그 강점이다.
신한카드 인스타그램은 콘텐츠가 부족한 금융권에 혁신적인 소통활동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작은 사치 by 신한카드` 라는 컨셉으로 독특하게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구매를 통해 행복감이 느껴지는 작은 소비 인증샷을 올리도록 하여 마치 PPL(간접광고) 처럼 드러나지 않게 신한카드를 노출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신한카드 인스타그램은 20대 소비 라이프와 관련한 트렌드에 집중해 세련된 이미지 소통으로 젊고 혁신적인 브랜드 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 밖에 신한카드 SNS이용자가 직접 참여해 주인공을 선정, 인디밴드에게 오프라인 무대를 마련해주는 문화적 환원프로그램인 `GREAT 루키 프로젝트`와 아르바이트, 자격증 취득, 스펙쌓기 등 청년이 겪는 공통의 고민거리를 나누고자 `내 안의 청춘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컨셉의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 `두근두근 (일당백 #청춘열차)`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신한카드 SNS는 공익 콘텐츠 공유와 청춘소통 코드에 적합한 프로그램 운영, 시의적절한 브랜디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일상 생활과 고객소통의 판을 흔들고 있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소통 디자이너(CEO@kico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