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네트워크 시장의 판도를 뒤흔드는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다.
기존의 스위치나 라우터 같은 네트워크 장비는 하드웨어(HW)를 제어하는 부분과 실제 데이터를 전송하는 부분이 함께 있었다.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가 설계한 방향대로 장비를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활용 폭이 좁다는 문제점이 있다. SDN은 제어와 전송 부분을 분리하는 기술이다. 실제 네트워크 기능을 모두 소프트웨어(SW)가 통제한다.
SDN의 핵심은 개방성과 유연성이다. 네트워크 장비를 제어하는 SW는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정할 수 있다. 오픈소스 기반의 SW가 SDN의 주류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네트워크 인프라 규모, 운영 방식에 따라 HW를 입맛에 맞게 다룰 수 있다.
기존의 장비 제조사 입장에서는 불편한 개념이다. 특정 제조사의 기술 정책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으로 주도권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통의 네트워크 장비 회사도 SDN 사업에 핵심으로 밀고 있다. 네트워크 환경 변화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인식했다는 의미다.
일부 회사는 이미 SW와 HW를 따로 분리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네트워크 장비 가운데 HW(화이트박스)만 만들어서 SDN 개발 회사와 협력, 스위치와 라우터를 공급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앞으로 네트워크 사용자가 원하는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SDN의 확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세대(5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
권동준 기자기사 더보기